[앵커]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은 '허균'이 쓴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그런데 400년 전, 그러니까 허균이 살았던 그 시절에 한문으로 쓴 '홍길동전'이 발견됐습니다. 작가는 '허균'이 아니었습니다. 이때문에 홍길동을 정말 허균이 만들어낸 것이 맞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나오고 있습니다.
강나현 기자입니다.
[기자]
[영화 '홍길동'/감독 신동헌 (1967년) : 너는 천첩의 소생. 나를 아버지라고 못 부른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지만 신출귀몰한 의적이 된 홍길동의 이야기.
조선시대 관직에 있던 허균이 신분 사회로 얽힌 당시 시대의 부조리를 비판하며 쓴 한글 소설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허균과 거의 같은 시기에 살았던 황일호라는 또 다른 관료가 약 400년 전인 1626년에 펴낸 한문으로 쓴 글에도 홍길동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큰 도둑의 무리인 노혁의 원래 이름이 홍길동이고 명망있는 집안이라는 점, 미천한 몸에서 태어나 거지처럼 고개를 숙였다는 부분이 오늘날 알려진 홍길동전과 비슷합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실린 홍길동에 대해 당시 떠도는 이야기를 모아 쓴 글로 보입니다.
조선시대 중기, 이식은 '택당집'을 통해 "허균이 수호전을 본떠 홍길동전을 지었다"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이 내용을 받아들여 그동안 허균이 홍길동전의 원작자로 추정했는데, 같은 시기 다른 이의 한문소설이 등장하면서 다른 해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윤석/전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홍길동의 작자는 허균이다 또는 최초의 한글소설이다, 이런 것들이 잘못됐다는 것을 증명해줄 수 있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이번 자료의 추가 발견은 '홍길동전'은 허균이 쓴 것이 맞는가 그렇지 않다면 과연 누가 쓴 것인가 라는 물음을 던지며 활발한 논쟁을 불러내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강아람)
강나현, 변경태, 정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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