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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함정으로 ‘군사굴기’ 뽐낸 중국… 한계도 노출 [박수찬의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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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20여년 동안 해군력을 증강해온 중국이 대대적인 무력시위에 나섰다. 22~25일 칭다오(靑島)에서 열리는 해군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관함식을 통해서다.

관함식의 하이라이트는 23일 중국 해군과 해외 각국에서 파견한 함정들이 참가하는 해상열병식이었다. 중국 해군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호를 포함해 함정 32척과 항공기 39대가 투입되는 해상열병식에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참석, 시 주석의 ‘강군몽’(强軍夢)이 현실화됐다는 점을 대내외에 알렸다. 관함식을 통해 중국의 군사력이 아시아 태평양에서 미국을 견제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해졌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외국 함정 및 대표단을 맞이하는 글로벌 리더로서의 위상을 과시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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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군 장병들이 23일 칭다오에서 열린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 국제관함식 지상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10년전인 2009년 해군 창설 60주년 당시보다 성대하게 치러진 국제관함식은 중국의 힘을 과시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수십년 동안 다져온 해군과 공군력을 앞세운 미국의 힘을 넘어서기까지는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첨단 해상무기 대거 등장…해군력 과시

이번 국제관함식에서 대내외의 관심이 집중된 함정 중 하나는 094형으로 불리는 진(秦)급 전략핵잠수함이었다. 중국 핵전력에서 가장 취약했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 094형 잠수함은 미국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에 근접한 성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델타-Ⅳ급 전략 핵잠수함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함정이다. 사거리가 8000㎞ 이상으로 추정되는 JL-2 SLBM 12기를 탑재한다. 중국은 094형보다 발전된 형태의 096형 당(唐)급 전략 핵잠수함을 개발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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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군 094형 전략핵잠수함이 23일 칭다오 앞바다에서 실시된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 국제관함식 해상 열병에 참가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 해군이 자랑하는 첨단 함정인 055형 구축함은 국제관함식은 물론 22일 중국 중앙(CC)TV가 해군 창설 70주년을 기념해 22일 방영한 ‘중국 해군, 평화의 역량’ 다큐멘터리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만재배수량이 1만2500t에 달하는 055형 구축함은 미국의 줌월트급 구축함(1만5000t)보다 작지만 한국 해군의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1만t)이나 일본 아타고급(7700t)보다 크다. 함대공 미사일 수직 발사대 112개 탑재하고 있으며,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기반으로 장거리, 중거리, 단거리 방공능력을 갖추고 있어 중국 항공모함 전투단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전자전 및 통신장비를 합친 통합마스트를 함교 위에 설치했다. 통합마스트는 선진국 해군의 기술적 추세 중 하나로, 한국 해군은 아직 연구단계에 머물고 있다. 중국은 055형 구축함 6~8척을 확보해 향후 4개 항공모함 전투단을 구성할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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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군 055형 구축함이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 국제관함식 해상 열병에 참가, 항해를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071형 상륙함은 대만 공격을 염두에 두고 중국 해군육전대(해병대)의 상륙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외형상으로는 미국의 샌 안토니오급 상륙함과 유사하지만 크기는 다소 작다. 항공모함에서 볼 수 있는 직사각형 모양의 갑판은 없지만 수송헬기 4대와 공기부양정(LCAC) 탑재가 가능하다. 수평선 너머에서 해군육전대를 해안으로 투입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날 국제관함식에는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호와 H-6K 전략폭격기, J-11 등의 전투기도 참가했다. 중국의 첫 국산 항모인 001A호는 기술적 검증 등을 위해 참가하지 않았다.

◆위력 과시는 했으나…실제 전투력은 미지수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라는 지위에 걸맞는 군사력을 확보하려는 ‘강군몽’(强軍夢)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세계 최강의 해군력을 갖춘 미국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해군력을 끌어올려 태평양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외형적으로 볼 때 중국 해군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이 보유하고 있는 해군력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 전략 핵추진잠수함을 통해 핵공격을 받은 직후에도 안전하게 반격할 수 있는 제2격(second strike) 능력을 확보했다. 항공모함과 이를 호위할 1만t급 방공구축함, 대형 군수지원함 등을 운용해 원양 작전이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중국 해군의 내부 사정을 살펴보면, 세계 최강 미국 해군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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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군 항공모함 랴오닝호가 2017년 7월 7일 홍콩을 출항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번 국제관함식에서 처음 선보인 055형 구축함에 대해 중국 군사전문가들은 “미국 해군의 알레이버크급 이지스구축함 성능을 능가한다”고 자평한다.

그러나 055형 구축함이 실제로 알레이버크급보다 우수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알레이버크급의 핵심인 이지스시스템은 1980년대부터 지속적인 성능개량을 실시, 탄도미사일 탐지 및 요격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미국, 한국, 일본, 스페인, 노르웨이 해군 함정에 탑재돼 신뢰성도 검증됐다. 함정에 탑재된 다양한 장비, 무기를 통합 운영하면서 다른 함정에 정보를 제공하고 함께 작전을 수행하는 협동교전능력(CEC)도 있다. 이같은 능력과 신뢰성을 확보하려면 첨단 함정 개발과 운용경험이 축적되어 있어야 하나 중국의 수준은 미국에 크게 못미친다.

중국이 자랑하는 항공모함도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에 뒤처져 있다.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인 랴오닝호는 구소련이 1988년 우크라이나 니콜라예프 조선소에서 건조하다 소련 해체 이후 방치됐던 항모 바리야그를 해상 카지노 용도로 들여와 개조한 것이다. 랴오닝호는 증기사출기를 쓰는 미국의 니미츠급과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급, 프랑스의 샤를 드 골급 항모와 달리 함수에 스키 점프대가 설치되어 있다. 스키 점프대는 구조가 복잡하지 않지만, 함재기 이륙중량에 한계가 있어 함재기의 항속거리나 무장탑재량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랴오닝호의 원형인 쿠즈네초프급 항모를 운용하는 러시아는 강력한 엔진 출력을 갖춘 SU-33을 함재기로 사용했고, 차기 항모는 무게가 가볍고 구조가 단순한 MIG-29K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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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군 항공모함 랴오닝호에 탑재된 J-15 함재기. 신화연합뉴스


반면 중국이 함재기로 개발한 J-15는 무게가 33t으로 전 세계 함재기 중에서 가장 무겁다. 이륙 한계 중량을 감안하면 항속거리나 무장탑재량에 심각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불안전한 비행제어시스템으로 추락사고가 최소 4건 발생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SU-33을 복제한 J-15 대신 국산 FC-31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단기간 내 실전배치될 가능성은 낮다.

가장 큰 문제는 중국 해군을 구성하는 다양한 전력을 통합해 시너지를 내는 일이다. 항공모함 전투단의 경우 함정들을 한 곳에 모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대공, 대잠수함, 대함 작전에서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 수행하면서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등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중국 공군 전투기와의 연합작전 능력 향상도 중요한 과제다. 미국의 경우 항공모함 전투단을 구성하는 함정들이 함께 기동하며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공군 전투기나 전략폭격기 등과도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실전 투입을 통해 경험을 축적해나간다.

중국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 규모에 맞는 해군 전력을 구축하려면 이같은 경험을 쌓는 것이 필수지만, 단기간 내 이뤄질 수 없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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