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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스리랑카 부활절 참사는 뉴질랜드 테러 복수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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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정부는 부활절인 지난 21일 발생한 연쇄 폭발테러가 3월 무슬림 50명의 목숨을 앗아간 뉴질랜드 테러에 대한 복수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23일 AFP통신에 따르면 루완 위제바르데네 스리랑카 국방부 장관(공식 직함 국무장관)은 이날 이번 테러와 관련한 예비조사 결과 이 같은 점을 파악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15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에서는 백인우월주의자에 의한 총격테러가 발생해 이슬람교도 5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가 총격테러에 대해 복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당시 IS는 같은 달 19일 선전매체 '나시르 뉴스'에 44분 분량의 녹음 파일을 올리고 "뉴질랜드 모스크 두 곳의 살해 장면은 잠자던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를 깨우고 칼리프의 추종자들을 복수에 나서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테러 배후로 현지 극단주의 이슬람조직 NTJ(내셔널 타우히트 자마트)를 지목하면서 IS와 연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IS는 이날 자체 선전매체인 아마크 통신을 통해 자신들이 이번 연쇄 테러의 배후라고 자처했다. 그러나 IS는 이런 주장의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실제로 이날까지 체포된 테러 용의자 40명 중에는 시리아인 한 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IS는 시리아 등에서 활동하다가 최근 중동에서 밀려나면서 남아시아로 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왔다. 스리랑카 정부 관계자는 "NTJ 외에 JMI(잠미야툴 밀라투 이브라힘)라는 자국 내 조직도 테러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이번 테러가 IS 소행으로 최종 결론이 나면 종교 갈등으로 비화할 우려가 제기된다. 뉴질랜드 총리실은 '보복 테러'로 판단할 만한 정보가 없다며 스리랑카 정부의 주장을 사실상 부인했다.

스리랑카 당국은 이번 테러 배후 수사를 위해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 국제수사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이번 연쇄 테러가 용의주도하게 준비됐고 자금과 잘 훈련된 조직원 등이 동원된 정황이 의심되는 만큼 국제 테러조직과 연관 여부를 면밀하게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1일 스리랑카에서는 호텔과 교회 등 전국 8곳에서 동시다발적인 폭발테러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이날까지 총 321명으로 집계됐다. 경찰당국은 "지난 밤사이 다친 이들이 여럿 숨졌고 아직 500여 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이날까지 집계된 전체 사망자 가운데 최소 45명이 아동이었다고 밝혔다. 정부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4일 미국과 인도 정보당국에서 사전 테러 경고를 받았지만 내부 정쟁에 따른 소통 부재로 정보 공유에 실패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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