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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결함 논란 선제 대응…갤럭시 폴드 완성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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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폴드’ 글로벌 출시 전격 연기 / “디스플레이 접힘부분 손상 등 발견 원인 철저히 조사… 수주 내 재공지” / 리뷰용 제품과 양산품은 다르지만 / ‘갤노트7 학습효과’ 신뢰회복 계기로 / 화면 보호막 디자인도 개선될 전망 / WSJ “문제 해결되면 금세 잊힐 것”

세계일보

저스틴 데니슨 삼성전자 미국법인 부사장이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 폴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22일 갤럭시 폴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출시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AFP·연합뉴스


삼성전자는 23일 ‘뉴스룸’에 올린 ‘갤럭시 폴드의 글로벌 출시를 연기합니다’라는 제목의 공지를 통해 “내부 테스트 결과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갤럭시 폴드 출시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출시 시점은 수주 내 다시 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로 예정됐던 갤럭시 폴드의 미국 출시는 물론 5월3일 유럽, 5월 중순 국내로 예정됐던 출시 일정이 순차적으로 짧게는 수 주에서 길게는 1∼2개월 밀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의 출시를 연기한 것은 2016년 발생한 ‘갤럭시노트7 발화사건’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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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갤럭시 폴드의 화면 결함 논란과 관련해 삼성전자는 “회수한 제품을 검사해 보니 접히는 부분의 상·하단 디스플레이 노출부 충격과 이물질에 의한 디스플레이 손상 현상이 발견됐다”며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디스플레이 손상 방지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문제 해결을 약속한 만큼 리뷰 제품에서 지적된 문제들은 정식 출시 전에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화면보호막을 임의로 제거해서는 안 된다는 안내가 강화되고, 베젤 끝까지 딱 맞게 붙어 있지 않아 화면 보호필름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은 화면보호막에 대한 디자인도 개선될 전망이다. 접히는 부분의 상·하단 디스플레이 노출부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힌지의 상·하단 부분이 기존 스마트폰처럼 프레임으로 막혀 있지 않아서 미세한 틈이 생기는데, 이 틈 사이로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디스플레이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애초 삼성전자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리뷰용 제품은 판매용과는 다르다며 예정된 일정에 따라 오는 26일 미국에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문제 제품을 수거해 조사하면서 초기 불량을 확인하자 ‘출시 연기’로 방향을 틀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화면 결함 논란은 중대한 문제가 아니라는 견해도 있었지만 무리해서 출시를 강행해 품질 논란에 휘말릴 필요가 없다는 신중론에 무게가 쏠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대응은 갤럭시노트7 발화사건의 ‘학습효과’로 풀이된다. 당시 발화사태 초기 삼성전자는 일부 배터리를 탑재한 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해 그동안 판매한 제품 전량을 회수하고 교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하지만 교환 제품도 잇달아 발화하자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리콜부터 재고 처리까지 막대한 비용을 치렀다. 추락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이번 갤럭시 폴드 화면 결함 논란을 보도한 일부 외신도 이번 이슈를 갤럭시노트7 사태와 비교하면서 삼성전자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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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폴드의 결함 논란은 신기술의 통과의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직 상용화 검증을 거치지 않은 첨단기술 제품인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채용함에 따라 성공하면 그 분야 선두주자의 지위를 얻게 되지만 실패할 경우 위험도 크다는 것이다.

미국 IT매체 씨넷은 “삼성과 다른 업체들이 (이번 사태로 인한) 구매자들의 두려움을 가라앉힐 수 있을 때까지 폴더블폰의 미래도 극히 불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갤럭시 폴더폰의 미국 출시 연기 소식을 가장 먼저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직 해당 제품이 소비자 손에 닿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한다면 지금의 논란은 금세 잊힐 것”이라는 시장조사업체 NPD의 분석가 스티븐 베이커의 전망을 소개했다.

우상규·유태영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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