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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메이지 유신·헤이세이 불황…일본 시대상 보여주는 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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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와시대 일본 ◆

아베 신조 총리가 새로운 일본 구상의 본격화 시점으로 레이와 시대를 꼽은 것은 연호가 가지는 강력한 상징성 때문이다. 메이지 유신, 다이쇼 데모크라시(민주주의), 쇼와 고도성장, 헤이세이 불황 등 연호는 단순히 특정 일왕의 재위 기간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연호는 공문서와 민간문서는 물론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을 비롯해 동전 뒷면의 주조 연도에도 사용된다. 또 일본 국민이 출생 연도, 학교 입학·졸업 연도, 직장 입사 연도를 말할 때도 연호를 사용하다보니 자신의 인생과 연호가 자연스레 연결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연호는 시대를 상징하는 기호이자 동시대 일본인들을 하나로 묶는 연결고리다.

전후체제와의 결별을 목표로 한 일본 정부가 레이와 홍보에 적극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제126대 일왕이 될 나루히토 현 왕세자가 사용하는 레이와는 연호가 쓰이기 시작한 648년 이래 248번째다. 과거엔 국가 대사가 있을 때마다 연호를 바꾸기도 했지만 메이지 시대 이후 일본에서는 일왕이 바뀔 때에만 연호를 변경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서력에 비해 연호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것은 일본이 유일하다. 기존 연호는 모두 중국 고전에서 가져왔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일본 고전인 '만요슈'를 출전으로 삼았다.

다만 기술 발달과 함께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젊은 층에서는 연호에 대한 인식이 옅어지고 있다. 이달 초 요미우리신문이 레이와 시대에 서력과 연호 중 어느 쪽을 더 쓰고 싶은지를 묻자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50%)는 답변에 이어 서력이 24%로 연호(22%)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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