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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親트럼프 허먼 케인, 연준이사 후보 낙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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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이사 후보로 부적격 논란을 빚은 허먼 케인이 결국 자진 사퇴했다.

이에 따라 케인을 지명하려고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체면을 구기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정말 훌륭한 사람인 내 친구 허먼 케인이 연준 이사회 자리에 자신을 지명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며 "나는 그의 바람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는 진정으로 이 나라를 사랑하는 위대한 미국인"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케인을 연준 이사 후보로 추천한 이후 비판이 잇따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인 케인이 연준 이사로서 독립적인 의사 결정을 하기보다는 '거수기' 노릇을 할 것이라는 비판이었다. 케인은 대형 피자 체인 '갓파더스' 최고경영자(CEO)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이사 등을 지냈다. 2011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해 흑인 자수성가 기업인이라는 극적인 스토리로 인기를 끌었지만 성희롱 의혹 등이 불거져 중도 사퇴했다. 이후 '친(親)트럼프' 성향을 드러내며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부정적 보도에 맞서 싸운다며 정치자금후원회 '반격하는 미국'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4명이 케인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이 자진 사퇴를 이끌어내는 데 결정타가 된 것으로 보인다.

연준 이사 지명자는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하는데 공화당 의석은 전체 100석 가운데 53석이어서 4명이 반대표를 던지면 인준안은 부결된다. 앞서 밋 롬니, 코리 가드너, 리사 머카우스키, 케빈 크래머 등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4명이 케인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케인이 자진 사퇴함에 따라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로 지명한 보수 성향 경제학자 스티븐 무어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로 지명하려 했던 2명에 대해 공화당이 모두 반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케인의 자진 사퇴로 무어는 인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비해 케인의 자진 사퇴가 '트럼프 충성파 인사는 부적합하다'는 명분을 강화해 무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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