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유럽 이번엔 기후변화 시위 몸살…런던 자연사박물관까지 점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영국 환경단체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이 벌이는 도발적인 과격 시위가 영국을 넘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불법 시위 혐의로 체포된 인원이 영국에서만 이미 1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멸종저항이 7일째 시위를 벌인 것과 관련해 1065명이 체포됐으며 53명은 고속도로 차단 등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다고 이날 영국 경찰청이 발표했다. 멸종저항은 지난 15일 런던 남부 켄싱턴 지역의 자연사박물관에서 바닥에 드러누워 인류의 멸종을 암시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는 것으로 대규모 불복종 시위를 시작했다. 이후 기차에 몸을 밀착시키거나 워털루 다리에 나무를 심는 등 런던 시내 곳곳에서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동반한 시위를 이어갔다.

경찰은 20일 시위대가 옥스퍼드 거리와 의회광장에서 벌인 시위를 진압한 데 이어 다음날인 21일 워털루 다리에서 마지막 시위대를 진압했다고 밝혔다. 22일 시위대는 애초 허가를 받은 마블아치(나폴레옹과의 전투에서 승전한 것을 기념해 런던에 만든 대리석 문) 근처로 돌아와 8일째 시위를 벌였다. 멸종저항은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의 즉각적인 조치를 이끌어내자는 목표 아래 지난해 발족했으며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다.

소속 환경운동가들은 다리와 도로를 점거하거나 영국 총리 관저가 위치한 다우닝가에 가짜 피를 쏟는 등 극적인 시위를 펼쳤다. 멸종저항의 시위는 독일과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 곳곳으로 퍼져나가는 중이다. 시위 나흘째인 지난 17일 BBC는 "세계 33개 국가 80개 도시로 시위가 확산됐으며 수만 명의 시위 참여자 중에는 10대 학생들도 많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환경 서식지 파괴를 멈추고 2025년까지 탄소 배출을 '0'으로 끌어내릴 수 있도록 정부가 당장 행동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문가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