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박물관장 자격 요건 완화 논란…"낙하산 안돼"

인천경실련 "내정설 인사 채용하면 박물관 낙하산 희생양"

인천시립박물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인천시가 인천시립박물관장 공모에서 관장 자격 기준을 대폭 완화하자 특정 인물을 채용하기 위한 수순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작년 12월과 올해 1월 시립박물관장을 2차례 공모했지만 신임 박물관장을 뽑지 못했다.

1차 공모 땐 1명만 지원해 공모 요건이 성립되지 않았고, 2차 땐 3명이 지원했지만 적격자가 없는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2차례 공모에서 관장을 뽑지 못하자 박물관장의 자격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종전에는 관련 분야가 박물관 운영, 전시·유물관리 및 교육 분야 등 2개였지만 여기에 인천 역사·문화 홍보 분야를 추가했다.

또 관장이 갖춰야 할 '필요지식 및 기술'에도 박물관 운영 상황과 실태에 관한 이해 등 박물관 관련 지식 등 2가지 항목 외에 '인천 역사·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추가했다.

결국 박물관과 관련한 직접적인 경력이나 지식이 없어도 인천의 역사·문화 홍보 경험이 있고 관련 지식이 있으면 박물관장에 지원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힌 것이다.

이를 놓고 인천시 안팎에서는 박남춘 인천시장의 당선인 시절 자문위원단으로 활동하고 박 시장과 제물포고 동문인 A(60)씨를 박물관장으로 채용하기 위해 자격을 완화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경실련은 이날 성명에서 "인천시립박물관은 1946년 개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박물관으로 인천의 자랑스러운 역사"라며 "내정설이 돌고 있는 인사를 채용한다면 시립박물관 관장 자리가 선거 후 논공행상식 낙하산 인사의 희생양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천시 안팎에서는 A씨가 인천의 지역 향토문화를 주제로 활발하게 지역사 연구와 저술 활동을 하며 전문성을 갖췄기 때문에 박물관장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이 많지만, 시가 시립박물관장 자격요건을 입맛에 따라 손쉽게 바꾸는 것은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1·2차 공무에서 적격자가 없어 관장 공석 상태가 길어져서 자격요건을 완화한 것일 뿐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며 "인사위원회가 면밀한 검토를 거쳐 적격자를 선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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