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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바이스' 관객을 충격에 빠뜨린 권력자들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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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사진=영화 바이스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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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영화 '바이스'가 날카로운 메시지와 영화적 재미로 입소문 속에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 '바이스'(감독 아담 맥케이) 측이 빛나는 명장면과 명대사를 23일 공개했다.

SNL 작가 출신의 할리우드 최고의 이야기꾼 아담 맥케이 감독이 연출한 '바이스'는 조지W.부시 정권 시절 부통령이었던 딕 체니를 추적하며 세계 역사의 변곡점이 되었던 결정적 순간들을 스크린으로 소환해낸 작품. 특히 역사가 바뀌는 그 순간, 권력자들의 모습이 관객들에게 충격을 줬다.

술주정뱅이에서 마음을 고쳐먹고 의회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가한 딕 체니는 그 곳에서 공화당 의원 도널드 럼즈펠드를 만나게 된다. 자신의 권력을 접이식 나이프의 달인처럼 휘둘렀던 도널드 럼즈펠드를 통해 권력의 끝이 궁금해진 딕 체니. 닉슨 대통령과 헨리 키신저가 캄보디아 폭격을 논하던 어느 날, 도널드 럼즈펠드의 지시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따르던 딕 체니가 도널드 럼즈펠드에게 "우리 신념은 뭔가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 순간, 대답없이 집무실이 떠나갈 듯 폭소를 터뜨리는 도널드 럼즈펠드의 모습은 신념없이 국가와 세계를 움직이는 권력가에 대한 놀라움과 공포심을 불러 일으킨다.

조지W.부시 정권 시절, 전세계를 공포에 빠뜨린 9.11 테러가 발생하고, 부통령이었던 딕 체니와 그의 측근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조작된 증거를 기반으로 이라크 침공을 감행한다. 이라크 전쟁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던 순간, 조지W.부시 대통령이 카메라 앞에서 헤어스타일과 넥타이를 체크하고, 발표문을 읽으며 책상 아래로 다리를 떠는 장면은 폭격이 이루어진 이라크의 어느 가정집으로 이어지며 테이블 아래에 숨은 채 겁에 질려 다리를 떠는 이라크 민간인의 모습과 겹쳐져 보는 이들로 하여금 공포, 환멸 등 복합적인 감정을 이끌어낸다.

영화의 엔딩에 가까워질 무렵, '바이스'는 마치 관객의 입장을 대변해 딕 체니에게 질문하는 듯한 인터뷰 한 장면을 보여준다. 여론 조작, 민간인 사찰 등 딕 체니는 자신의 선택에 쏟아진 비난과 대중의 평가에 대해 변명을 늘어놓는 대신, 모든 것이 자신을 뽑아준 국민들을 위하는 일이었음을 강조한다. 자세를 고치고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한 채 흔들림없이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은 잘못된 역사적 결과들이 권력자가 아닌, 정치에 무관심하고 권력자들의 횡포를 방치한 국민들을 탓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이 장면은 일반적인 스타일로 연출될 계획이었지만 크리스찬 베일의 아이디어로 관객들을 향해 이야기하듯 딕 체니가 카메라의 정면을 응시하며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탄생했다.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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