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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산은 "아시아나 매각 순조롭지 않으면 임의매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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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 이르면 이번주부터 시작

아시아나에 1.6조 외에도 금호고속에 1300억원 지원

정부 연내 매각 방침…다만 합의 통해 매각 시점 못박지 않아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산업은행은 23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순조롭지 않으면 채권단이 임의의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등 주식에 대한 담보 외에도 매각 작업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을 때를 대비한 안전장치인 이중삼중 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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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현 산은 부행장과 정재경 산은 구조조정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 요지를 설명했다. 이날 산은이 공개한 정상화 방안 가운데는 '매각 무산시 아시아나 항공을 채권단이 임의의 조건으로 매도'가 담겼다. 산은 등 채권단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 일가와 금호고속,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이런 내용을 담은 특별약정을 체결한다는 것이다.


◆매각 차질 생기면 임의 매각도 가능=최 부행장은 임의 조건으로 매각한다는 표현과 관련해 "매각 무산이라는 것은 매각이 지연되거나 안 되는 경우, 우발성 요인 등이 발견돼서 매각이 안 되는 것"이라며 "정상적 절차 이외의 것도 무산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산은 등 채권단과 정부는 연내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를 완료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시한은 못 박은 것은 아니지만 매각 자체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산은 등이 매각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부행장은 "임의 조건으로 매각한다는 것은 1차 매각 무산시 매각 조건을 변경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구주 매각 일부만 한다든지, 매각 조건을 완화한다든지 해서 제안을 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산은은 영구채 전환 역시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대한 안전장치 성격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이번에 한국수출입은행과 함께 5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최 부행장은 "영구채 전환권은 유사시 개념으로 쓸 수 있는 카드"라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채를 출자전환하면 지분율이 30% 내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차질 시 기존에 담보로 설정된 아시아나항공 지분뿐 아니라 영구채를 통해 확보한 지분까지도 이용할 수 있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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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결국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산업은행 양측은 15일 오전 자구계획 수정안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금호산업은 긴급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매각하는 내용을 담은 자구계획 수정안을 의결한 뒤, 채권단에 제출하게 될 전망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금호아시아나 본사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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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고속에도 1300억원 브릿지론으로 제공=산은이 공개한 정상화 방안에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금호고속의 금융지원 내용도 포함됐다.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M&A를 전제로 금호산업 주식 45.3%를 담보부로 금호고속에 1300억원의 브릿지론(Bridge Loan)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최 부행장은 "금호산업의 소유 지배구조가 흔들릴 때 아시아나항공도 흔들릴 수 있어 패키지딜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호고속이 도산했을 경우 국민부담이 크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산은 등 채권단은 영구채 5000억원, 신용한도(크레딧 라인) 8000억원, 보증한도(스탠바이 L/C) 30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산은은 당초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요청했던 유동성 5000억원에 비해 지원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에 대해 부연 설명했다. 우선적으로 들어간 것은 영구채 지원이고 나머지는 예비적 성격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산은은 일단 영구채가 들어가면 회계기준이 바뀌어 항공기 리스 부분 등이 부채로 평가되더라도 부채 비율은 700%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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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절차는= 산은은 이날 또는 24일 금호아시아나 이사회가 끝나는 대로 특별약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약정 가운데 일부 내용을 바탕으로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이 체결된다. 최 부행장은 "MOU는 이르면 다음주 정도에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25일로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에 대해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상환하고 별도로 10억 규모의 사모채권을 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내용이 확정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매각도 곧바로 속도를 낸다. 금호 측에서 매각 주관사를 이르면 이번 주중에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2개월간의 실사 작업을 거친 뒤 잠재 투자자 현황과 이해관계자 의견 등을 들어 매각 방침을 확정할 계획이다.


정부와 산은은 매각 시점과 관련해 연내 매각이 목표시한임을 밝혔다. 다만 일정 부분을 못 박지는 않았다. 최 부행장은 "일정을 정해놓으면 불리한 협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내 매각을 위해 최선을 다하되, 매각 시점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구도 또는 이면 합의 등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아시아나항공 지원에는 산은과 수은만 참여하기로 했다. 산은이 전체 지원의 7, 수은이 전체 지원의 3을 맡기로 했다. 시중은행들은 기존 채권에 대한 만기를 연장하는 식으로만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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