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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김백준 씨 오셨습니까?"…대답없는 피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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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1차 공판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사진은 이명박 정부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서울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는 김백준 전 기획관.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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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1차 공판 불출석…MB 재판 증인도 무산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송주원 인턴기자] "피고인, 오셨습니까?" "피고인 김백준 씨 계십니까?" "피고인 오신다고 합니까?" "김백준 씨, 오셨나요?"

‘피고인’과 ‘김백준’을 부르는 이는 많았으나 정작 피고인 김백준(79)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또 다시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23일 김 전 기획관의 재판은 물론 24일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증인신문도 공전이 불가피해졌다.

서울고법 제3형사부(부장판사 배준형)는 23일 오전 10시 서울시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김백준 전 기획관 항소심 1차 공판을 열었다. 앞서 김 전 기획관은 1월23일, 2월18일, 3월22일, 4월10일 각각 증인으로 소환됐으나 '폐문부재(문이 잠겨 있고 사람이 없음)'로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미 본인 재판을 비롯해 이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 증인 소환까지 합쳐 수차례 불출석했지만 이날 재판과 24일 이 전 대통령 재판에서는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재판 시작을 앞둔 9시 50분부터 법정은 평소와 다르게 웅성댔다. 재판 20여 분을 앞두고 김 전 기획관의 변호인이 "아프다는데 올지 안 올지 모르겠다"고 전했기 때문이다.

변호인은 취재진의 질문에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김 전 기획관이) 얼마 전 재판 참석을 위해 서울에 오긴 했다. 어젯밤 갑자기 건강이 나빠졌다고 들었다"며 "나도 가족에게 들었다. 워낙 고령이라 재판에 대한 불안감으로 병세가 악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79세 고령인 김 전 기획관은 최근까지 거제도 지인 집에서 요양 중이었다. 이번 재판 참석을 위해 상경했으나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돼 출석이 갑자기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

예정된 재판 시각이 다가오자 피고인 없이 검찰 측과 변호인 2명, 취재진 10여 명만 법정에 입장했다. 법정 내 관계자는 "김백준 씨 오셨습니까? 김백준 씨"라고 김 전 기획관을 불렀으나 대답하는 이는 없었다. 100여 석에 달하는 방청석 역시 취재진 10여 명과 김 전 기획관의 장남 김모 씨를 제외하고는 텅텅 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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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준 전 기획관은 당분간 이명박 전 대통령 재판 증인 출석도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4월 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18차 공판에 출석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이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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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변호인 측에 "피고인이 불출석했는데 확인된 바가 있느냐"고 물었고 변호인 측은 "김 전 기획관은 얼마 전 재판 출석을 위해 서울에 올라 왔고 어제까지 변론을 준비했다. 그런데 어젯밤 가족으로부터 (김 전 기획관이) 입원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이어 "방청석에 가족이 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방청석 앞자리에 앉은 장남 김 씨에게 "아픈 원인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김 씨는 "어제 저녁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셨다"며 "(오늘 재판에) 좋은 모습으로 오시려고 했으나 고령의 몸으로 연속된 재판 일정에 심리적 압박을 받으신 모양이다. 어지러움이 특히 심하시다"고 대답했다.

입원기간을 묻는 질문에 김 씨는 "한 달 정도 시간을 주신다면 다음 재판에 꼭 출석하도록 하겠다"며 "저 역시 아버지께서 정신적‧체력적으로 회복하신 후 재판에 나오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재판까지 5차례 째 불출석 중인만큼 재판부는 "다음 기일은 정말 참석 가능하냐"고 되물었다. 김 씨는 "(한 달이라는) 시간만 주시면 꼭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

재판부는 부친의 충분한 회복 시간을 간청한 장남의 요구를 받아 들여 다음 신문기일을 5월 21일 오전 11시 30분으로 잡고 20여 분만에 재판을 종료했다. 24일 예정됐던 이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 증인신문 역시 취소됐다.

이 전 대통령과 40년 지기로 ‘MB 집사’로도 불린 김 전 기획관은 1심 당시 검찰 진술조서와 자수서에서 "2008년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청와대에서 이 전 대통령에게 ‘앞으로 잘 모시겠다’고 말한 걸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전 한나라당 의원 공천 대가 4억 원 수수 등 혐의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의 혐의를 시인하는 취지로 진술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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