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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집배원 "이제 아프면 쉴 수 있어"…대법 승소에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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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1개월만에 확정…法, '우정사업본부 직원' 인정

"4대보험·연차 기뻐…"우본, 지금이라도 사과해야"

뉴스1

재택위탁집배원들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대법원 판결 기자회견에서 승소 소식에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특수고용노동자로 우정사업본부(우본)와 도급계약을 맺어왔던 '재택위탁집배원'(현 재택위탁배달원)은 개인사업자가 아닌 우체국 소속 노동자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014년 3월 소송을 제기한지 5년여만에 재택위탁집배원이 노동자 지위를 인정받으며, 회사와 근로계약을 맺진 않았지만 실제로는 사용관계에 놓인 다른 특수고용직 처우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19.4.2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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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아이가 아플 때 연차를 쓰고, 병원에 데리고 갈 수 있게 됐어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 5년 간의 투쟁을 마친 전국공공운수 노조 소속 우정사업본부 직원들은 '재택위탁집배원(현 재택위탁배달원) 근로자 지위 확인 대법원 판결 환영문'을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재택위탁집배원 유모씨 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등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지난 2014년 3월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한지 5년1개월만이다.

이중원 공공운수노조 전국우편지부장은 "대법원의 상식적인 판결을 환영한다"며 "이번 판결은 우정사업본부의 근로자 착취 고용행태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우본은 재택집배원들에게 사과하라"고 말했다.

재택집배원은 관할 우체국에서 받은 등기, 우편 등을 자신의 집 주변의 상가, 아파트 등에 배달하는 직원을 말한다. 우본은 1997년 외환위기 때 정부 구조조정 일환으로 국가공무원인 집배원이 하던 업무를 민간에 위탁했다. 이로 인해 생긴 직군이 비정규직 상시위탁집배원과 재택위탁집배원이다.

신선아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재택집배원들의 근로 장소, 업무수행방법 등을 우본이 정할 수밖에 없고, 문자·전화·공문 들을 통해 수시로 지휘감독하는 것을 볼 때 우본의 근로자가 맞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우본은 지금까지 재택집배원들을 노동 사각지대에 방치하며 사용자 책임을 회피해왔다"고 지적했다.

그간 우본은 상시위탁집배원(현 상시계약집배원)과 산간벽지 등 특수지위탁집배원(현 특수지계약집배원)과는 근로계약을 맺은 노동자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우체국장과 1년 단위 위탁계약을 맺고 단시간에 아파트처럼 한정된 구역에 우편을 배달하는 재택집배원은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고 '개인사업자'로 계약을 했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우본은 전국 264명의 재택집배원들에게 4대 보험, 연차 수당 등 근로기준법을 적용해야 한다.

집배원들은 "'재택집배원이 휴가를 가는 것은 과한 요구'라는 말을 들으며 아파도 쉬지 못했다"며 "우본은 지금이라도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재택집배원의 처우 개선과 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희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내 식구 아니라고 눈치주는 (우본 직원)분들, 법원이 내 식구라고 인정했다. 이제 나나 내 아이가 아플 때 연차도 써보자"며 환히 웃었다.

한편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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