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쌍판 보자"…전남대병원장 노사 면담서 '폭언' 논란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의료노조, 이삼용 병원장에 공식 사과 요구

뉴스1

전남대병원 전경./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번 내 방 문을 쳤던 쌍판을 보려 했는데, 오늘 안 왔냐?"

이삼용 전남대병원장이 노조 조합원에게 '쌍판'이라는 비속어를 쓰며 폭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23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광주전남지역지부에 따르면 이 병원장은 지난달 12일 병원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에 대한 노사 면담 자리에서 폭언을 했다.

노조는 "이 병원장이 면담 전 '쌍판'이라는 비속어를 쓰며 비하했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으나 아무런 답변이 없고 면담요구도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조는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방침에 따라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요구해 오다 지난해 9월 교섭을 통해 노사간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병원 측의 정규직화 전환은 지지부진했다. 노조는 지난해 12월10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노사교섭 해결과 직접 고용을 촉구하며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노조 관계자는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한 노조의 대화 요구에 불성실한 태도로 시간끌기와 노노갈등을 야기했다"며 "조합원과 비조합원과의 차별, 노노갈등, 노조탈퇴 압박 등 상시적인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천막농성 12일차이던 지난해 12월21일. 전체 조합원이 교육부 세종청사 앞에서 열리는 집회 참석을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병원 측은 천막농성장을 강제 철거했다.

노조는 천막농성장 강제 철거에 대한 사과와 성실교섭을 촉구하며 병원장 면담을 요구했다. 병원장은 '방문객과 면담 중'이라며 '면담 후 만나겠다'고 했으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노조 관계자는 "병원장은 면담이 끝나자 문을 잠그고 원장실로 들어가버렸다"며 "항의 면담을 갔던 조합원이 문을 두드리며 면담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병원장이 당시 '문을 두드리며' 면담을 요청한 상황을 3개월이 지난 노사면담 자리에서 거론하며 비하한 셈이다.

노조는 노사협의회에서 병원장의 비하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를 지난달 22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병원장은 "노조에서 병원장실 문을 주먹으로 친 것부터 사과해라. 내 뺨을 맞은 기분이었다"며 노조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는 "지난 5일 공개 사과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고 지난 10일 사과를 요구했으나 이 병원장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 18일에는 광주지역 시민사회가 병원장 면담을 요구했으나 병원장은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어 "호남 최고의 공공의료기관인 전남대병원에서 17년만의 파업으로 전남대병원 노동자들의 고충과 전근대적인 노사관계가 지역사회에 알려지게 됐다"며 "하지만 그 뒤로도 상황은 개선되지 못하고 병원장이 조합원과 환자에 대해 '쌍판' 운운하는 폭언으로 또다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23일 오후 2시 전남대병원 백년탑 앞에서 전남대병원장 기자회견을 열고 규탄할 예정이다.
nofatejb@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