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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이란 원유 수입 2위' 한국, 美 대처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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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23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어느 정도 예상이 됐던 일이기는 한데 밤사이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의 전면 금지를 발표했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이렇게 얘기를 했죠.

<기자>

네, 5월 2일부터입니다. 미국 정부가 우리 시간으로 어젯밤에 발표를 했죠. 앞으로 이란이 수출하는 기름이 제로, 한 방울도 없도록 막겠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 지난 흐름을 간략하게 말씀드리면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뒤에 했던 일 중에 전임이었던 오바마 대통령 정부가 이란이랑 맺은 핵 합의를 파기한 것이 있습니다.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할까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오랫동안 설득도 하고, 제재도 하다가 오바마 전 대통령 때 합의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정권이 바뀌고 나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 합의를 손봐야겠다고 나섰습니다. 이란이 거부하니까, 이 합의에 같이 참여했던 유럽 나라들이 말렸는데도 합의를 파기하고 이란에 대해서 경제 제재를 다시 고강도로 시작합니다.

그중에 컸던 게 지난해 11월에 이란의 기름 수출을 막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런데 당시에 이란 기름 수입량이 너무 많거나, 당장 이란이랑 거래를 끊으면 타격이 큰 나라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와 중국을 포함해서 8개 나라입니다. 이 나라들에 대해서는 미국이 일단 6개월간은 봐줄 테니까 계속 수입해도 된다고 제재를 한시적으로 면제했습니다.

6개월이 어느새 지나갔습니다. 면제 시한인 5월 2일이 다가왔는데, 면제를 연장해 달라고 우리 정부도 미국이랑 협상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분위기가 그렇게 긍정적이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어젯밤에 백악관이 전격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이란 원유 수입 금지에 대한 면제 조치를 연장하지 않는다, 앞으로는 한국이든 중국이든 전부 안된다는 것입니다.

<앵커>

일단 엎질러진 물인 것 같은데 당장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일단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인 석유화학제품, 특히 반도체와 더불어서 올 들어서 경기가 좋지 않은 석유화학업계 경쟁력에 빨간불이 들어왔습니다.

우리가 수입하는 이란 기름은 대부분 초경질유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주유소로 가는 게 아니고요, 이 기름에서 나프타라는 물질을 추출해서 이것으로 합성섬유나 플라스틱의 원료를 만듭니다. 이걸 우리가 수출을 많이 합니다.

작년 11월에 우리가 한시적인 면제국에 들었기 때문에 계속 이 이란 기름을 수입할 수 있었던 거잖아요, 그러니까 석유화학업계도 "그동안 면제된 게 다행이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해서 대비를 해오기는 했습니다.

이란 말고 다른 곳들의 초경질유 수입을 늘려서 대체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왔는데요, 그런데도 우리가 이렇게 화학제품을 만들려고 수입하는 초경질유의 절반 가까이가 여전히 이란산입니다.

우리가 지금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이란 기름 수입량이 많은 상태입니다. 이란산이 한마디로 가성비가 좋기 때문입니다.

나프타라는 물질이 나와야 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이게 이란산 초경질유에서는 다른 기름들보다 이게 훨씬 더 많이 나오는데도 기름 가격도 쌉니다.

그래서 석유화학업계가 이란산을 선호하고요, 설비도 이 기름의 성질에 맞춰서 갖춰왔습니다. 이란 기름 대신 다른 기름을 수입해서 제품을 만들려면 앞으로 그만큼 비용이 더 들 거고,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렇게 이란 기름을 제재하고 있는 미국산 초경질유도 요즘에 업계가 수입을 해보고 있는데요, 기름 자체의 가격이 훨씬 더 비싸고 운송비용도 더 비싼데, 이란산만큼 필요 원료를 뽑아내기에 편하지도 않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름값도 올라가는 거 아니냐는 걱정도 되는데 어떻게 될까요?

<기자>

그게 가장 걱정이 되죠.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요, 이렇게 세계적으로 이란의 기름이 한 방울도 돌지 않아서 생길 수 있는 원유 감소 문제에 미국이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느냐에 앞으로 기름값이 달렸습니다.

당장 미국의 어젯밤 조치가 전해지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올들어서 계속 기름값이 올라왔는데, 거의 6개월 만에 어젯밤에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불안감이 큰 거죠.

미국도 이런 상황을 의식하니까, 미국의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서 다른 나라들이 이란 기름이 돌지 않은 것을 보충할 만큼 공급을 늘려줄 거라고 말했고, 사우디도 바로 화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사우디랑 다른 석유수출국기구 나라들이 올해 들어서 일부러 기름값을 높이기 위해서 생산량을 줄여온 터라서 앞으로 얼마나 늘리게 될지 이목이 쏠리고요, 또 물론 셰일가스 생산으로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미국의 행보도 관심이 큽니다.

불안 요인들을 좀 더 보면 지금 이란 말고 다른 산유국들 중에 리비아,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같은 곳들도 상황이 좋지 않아서 원유공급량 늘어나는 데 도움이 되기 어렵고요.

지금 이란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태세입니다. 미국 발표가 나온 뒤에 중동 지역의 원유가 수출되는 바닷길인 걸프 해역 입구 쪽을 막아버리겠다고 강경하게 항의하고 있어서 불안 요소가 큽니다.

마침 우리 유류세 인하 조치가 끝나고,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만 인하해 주는 것으로 바뀌는 것도 다음 달 7일부터로 예정돼 있습니다. 같은 시기에 이렇게 앞으로 유가 상승이 우려되는 요인이 발생해서 앞으로 잘 지켜보고 대응해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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