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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 압도하는 토종 영건들 … ‘마운드의 힘’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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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투저’서 ‘투고타저’ 시즌 도래하나 / 변형 패스트볼 구사 늘어나고 / 공인구 반발력 조정 등 영향줘 / 평균 자책점 2점대 이하 13명 / 이영하·김원중·최원태·안우진 등 / 20대 초반·중고참 등 활약 보여 / 에이스 부진 속 물갈이 가능성도

2010년대 중반 이후 KBO리그는 극심한 ‘타고투저’의 시대를 맞았다. 홈런이 급증하고 대량득점이 난무하면서 그라운드는 살벌한 전장 같았다. 5회 이전 7점을 앞선다고 긴장을 늦추는 감독은 하나도 없을 정도였다. 이런 ‘타고투저’의 흐름은 지난해 40홈런 이상 타자만 역대 최초로 5명이 나오며 절정을 맞았다.

그런데 2019시즌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홈런이 지난 시즌 대비 30% 이상 급감하는 등 하루아침에 ‘투고타저’의 시대가 도래한 모양새다. 마운드에 힘이 붙었다는 것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22일 현재 125경기를 치른 이번 시즌 리그 전체의 평균자책점(ERA)은 4.31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6경기 기준 4.96보다 0.65나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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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하(왼쪽), 김원중


더욱 놀라운 것은 투수들의 개인 성적도 크게 향상됐다는 점이다. 당장 LG 타일러 윌슨(30)은 6번의 선발 등판까지 여전히 0점대의 평균자책점(0.66)을 기록하고 있다. 1점대도 두산의 조쉬 린드블럼(1.63)과 이영하(22·1.67) 등 두 명이나 된다. 지금까지 규정이닝을 넘기며 2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만 13명이나 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점대 이하 투수가 5명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흥미로운 점은 2019시즌 호투하고 있는 토종 투수들의 면면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이다. 과거 양현종(31·KIA)과 김광현(31·SK)이라는 동갑내기 좌완 에이스들이 호령했다면 올 시즌 초반은 이들보다 ‘영건’들의 싱싱한 어깨가 빛나고 있다. 이영하를 필두로 롯데 김원중(26·2.05), 키움 최원태(22·2.25), 안우진(20·2.52), NC 박진우(29·2.43), SK 문승원(30·2.77) 등 평균자책점 2점대 이하 토종 투수들은 20대 초반의 젊은 피거나 그동안 꽃을 피우지 못했던 낯선 이름의 중고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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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태(왼쪽), 박진우


대신 김광현은 평균자책점 3.89로 21위까지 내려가 있고 양현종은 평균자책점이 무려 6.92나 되면서 규정이닝 투수 중 최하위인 34위에 머물고 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가 프로야구의 간판 투수들이 대폭 물갈이되는 대변혁기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렇게 ‘타고투저’ 흐름이 ‘투고타저’로 바뀌고 있는 데는 공인구 반발력 조정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투수들의 연구와 발전도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KBO리그 투수들의 기량 향상 요인으로 ‘포심’으로 불리는 정통직구보다는 투심이나 커터 등 변형 패스트볼 구사가 늘어난 것을 꼽는다. 야구기록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STATIZ)에 따르면 지난해 KBO리그 전체 투수들의 직구 구사비율은 44.7%였고 싱커로 분류된 변형 패스트볼은 7.0%였다. 하지만 올 시즌 직구는 40.7%로 줄었고 싱커는 12.0%로 급증했다. 직구처럼 오다가 살짝 휘거나 떨어지는 공에 타자들이 고전한다는 것을 알게 된 투수들이 변형 패스트볼을 빠르게 연마해 승부구로 쓰고 있다는 얘기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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