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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황제 부활에… 탱크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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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RBC헤리티지 톱10… PGA 통산 9승 향해 한 걸음씩

허리 부상·갑상선 종양 제거… 역경 딛고 재기한 우즈와 닮아
한국일보

최경주가 22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튼헤드의 하버타운 골프링크스에서 열린 PGA투어 RBC헤리티지 최종 라운드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힐튼헤드=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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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 최경주(49ㆍSK텔레콤)가 다시 우승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산전수전 겪어가며 한국 나이로 50세에 접어든 그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쟁쟁한 세계 톱랭커들과 경쟁을 벌인 끝에 톱10에 진입하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최경주는 22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튼헤드의 하버타운 골프링크스(파71)에서 열린 PGA투어 RBC헤리티지 최종 라운드에서 1오버파 72타를 기록, 최종합계 7언더파 277타로 공동 10위에 올랐다. 그가 PGA투어 대회에서 톱10 성적을 거둔 건 지난해 3월 코랄레스 푼타카나 챔피언십 공동5위 이후 1년1개월 만으로, 이번 시즌에서는 처음이다. 코랄레스 푼타카나 챔피언십은 같은 기간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매치 플레이에 나가지 못한 중하위권 선수만 출전한 B급 대회로 여겨지는 탓에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 이번 대회에서의 톱10 진입 값어치는 훨씬 크다는 평가다.

이 대회 성적으로 국내 팬들 사이에선 한국인 PGA투어 1호 최경주가 최근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ㆍ미국)처럼 우승을 통한 확실한 재기를 펼쳐주길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재작년 투어 중단의 이유가 된 허리통증을 이겨내고 갑상선 종양제거까지 한 뒤 복귀해 우승을 향해 전진하는 모습은 우즈의 부활 스토리와도 닮았다. 최경주는 휴식기 동안 전성기 때 몸을 만들겠다며 지난해 운동과 식이요법 등으로 체중을 10㎏ 이상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현역생활과 우승에 대한 의지가 여전히 충만하단 의미다.

특히 이번 대회서 마지막 라운드까지 선두 경쟁을 벌인 점은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를 더 끌어올린다. 앞서 출전한 이번 시즌 4개 대회에서 초반 3개 대회 연속 컷 탈락한 최경주는 마스터스를 앞두고 열린 텍사스오픈에서 공동 69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선두와 2타차 공동5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최경주는 5번홀까지 2타를 줄여 한때 공동선두까지 오르는 등 경쟁력을 보였다.

PGA투어 통산 8승을 기록중인 최경주는 지난 2011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아직 한 차례도 우승을 따내지 못했지만 우승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번 시즌 드라이빙 거리 276야드, 평균 타수 71.593타, 페어웨이 안착률 68.56%, 그린 적중률 60.32%으로 PGA 무대 다른 선수들에 비해 크게 뒤쳐지지 않는다. 과거 전성기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번 대회를 반등의 기회로 삼으면 지난 몇 년간의 부진을 씻어낼 수 있단 얘기다. 그는 오는 26일부터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열리는 취리히 클래식에 출전, 시즌 두 번째 톱10에 도전한다. 2002년 이 대회 전신이었던 컴팩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좋은 기억도 가지고 있다.

한편 우승은 대만의 판청충(27)에게 돌아갔다. 어린 시절 타이거 우즈(44)를 보며 골프선수 꿈을 키웠다며 ‘우즈 키즈’를 자처했던 그는 이날 버디 5개를 뽑아내며 4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2언더파 272타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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