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1999103 0232019042251999103 03 0306001 6.0.1-hotfix 23 아시아경제 0

車 사고내고 이혼하고…아파트 불법·편법 청약 '만연'(종합)

글자크기

차량가액 맞추기 위해 주차장서 차량 충돌

카톡 오픈채팅방서 불법·편법·꼼수 공유

전부인과 이혼 후 재혼해 신혼부부 특별공급 신청

들통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공급계약 취소되고 향후 3~10년간 주택 청약 제한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A씨는 지난달 경기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에 들어서는 ‘수원역 푸르지오자이’ 아파트에 청약하기로 마음먹었다. 주변에서 ‘로또 아파트’로 관심도가 높았던 데다 신혼부부 등 특별공급이 일반분양 물량의 79.5%에 달해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보유자산 기준이었다. 신혼부부·다자녀가구·생애 최초·노부모 부양 특별공급 및 전용면적 60㎡ 이하 일반공급의 경우 부동산 보유자산이 2억1550만원 이하이고 자동차 차량가액이 2799만원 이하여야 하는데, A씨가 보유한 카니발 차량의 가액이 이 기준을 넘어선 것이다. 방법을 고민하던 A씨는 해당 아파트 예비 청약자들이 모인 오픈채팅방에 상담했고, B씨가 ‘묘수’를 제시했다. 교통사고를 내 차량가액을 낮추라는 것이었다. A씨는 이 말을 듣고 실제로 주차장에서 다른 차를 박아 차량가액을 낮췄고, 청약에 당첨됐다. A씨는 ‘아이디어’를 준 B씨에게 호텔에서 식사를 대접했다.


아파트 청약 과정에서 부정과 편법이 만연하고 있다. 자산 기준을 맞추기 위해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 차량가액을 낮추는 사례까지 생겨나고 있다. 인터넷 카페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서 부정·편법을 조장하는 세력들도 생겨나고 있어 관계당국의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한 ‘수원역 푸르지오자이’ 특별공급 및 1·2순위 청약에서 부정한 방법이나 편법·꼼수 등으로 당첨된 사례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산 기준을 맞추기 위해 명의 분할을 하거나 자산을 이전하는 사례는 종종 있지만 일부러 사고를 내서 차량가액을 낮추는 것은 정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고의 사고로 보험금을 받는다면 보험사기에 해당된다. 차기차량손해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해도 상대방 차량에 대한 대물보상 보험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보험사기가 성립된다.


소득 기준을 맞추기 위해 최근 소득이 아닌 2017년 소득을 제출해 시행사 측에 우기는 경우도 있었다. 해당 단지는 공공분양주택으로 신혼부부 특별공급 소득 기준이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 이하(맞벌이는 120% 이하)여야 한다. 문제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상 신혼부부 특별공급 소득 기준이 ‘해당 가구의 월평균 소득’과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을 비교하도록 하고 있어 해당 가구의 소득 기준 시점이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아시아경제

신혼부부 특별공급 신청 기간(혼인 후 7년 이내)을 맞추기 위해 이혼을 했다가 재혼한 뒤 청약을 넣는 사례도 있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결혼 횟수에 관계없이 재혼이든 삼혼이든 기존에 신혼부부 특별공급 혜택을 받은 적이 없다면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기존 배우자와 재결합하는 경우에는 기존 혼인 기간과 합산해 신혼 기간이 7년 이내여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요 아파트 단지의 청약 불법행위를 점검한 결과 ▲위장 전입 ▲허위 소득 신고 ▲위장 이혼 ▲청약통장 매매 등 의심 사례가 다수 적발돼 경찰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주택 공급질서 교란행위자로 확정될 경우 주택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이뿐 아니라 공급계약 취소 및 향후 3~10년간 주택 청약 제한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한 아파트 예비입주자는 “아파트 청약을 위해 그렇게 부정한 방법까지 써야 하는 건지……그런 사람들과 이웃이 된다는 게 무섭다”며 “그런 식으로 청약에 당첨돼 다른 선량한 청약자들의 기회를 빼앗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