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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데이터브루]'억대 연봉의 대출 인생' 빚 부자 고위공직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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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의 채무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해 우리은행에서 1억1000만원 추가 대출을 받았다. 박 시장의 기존 채무(은행빚+사채)과 합하면 총 8억5514만원이다. 박 시장의 자산가액(토지·자동차·예금)은 총 1억1863만원. 빚이 자산의 7.2배다.

대한민국 고위공직자의 1.9%(46명)는 박 시장처럼 자산보다 빚이 많은 ‘적자’였다. 전체 고위직의 89%는 빚이 있으며 평균 액수는 2억8210만원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 데이터저널리즘 팀 '탈탈'이 지난달 28일 관보에 게재된 고위공직자 재산을 전수 조사한 결과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대통령·국회의원 등 정무직과 1급(또는 '가' 등급) 이상 고위공무원, 고위 법관, 고위 검사 등이 재산을 매년 공개하며, 이번 대상은 239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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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탈' 팀은 2017년부터 3년째 고위공직자 재산을 전수 조사·분석해 보도하고 있다. 고위공직자의 부동산·주식 실제 정보를 '공직자캐슬-공직자 재산 해부' 에서 볼 수 있다. (링크 연결되지 않을 시 https://news.joins.com/digitalspecial/350 를 복사해서 붙이세요)



억대 연봉 빚 부자, 사연은 각각



자산 대비 채무 비율이 가장 높은 순위로 줄 세워 봤다. 1위는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850%)이다. 자산은 예금 3006만원이고 빚(금융기관·개인)은 총 2억5556만원이다. 1년 전보다는 재산이 조금 늘었다. 예금은 118만원 늘고, 빚은 210만원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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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박원순 시장은 토지담보대출 5000만원을 포함한 금융기관채무 4억4103만원, 사채 4억1311만원이 있다. 지난해 재산은 -7억3650만원으로 1년 새 1억661만원 감소했다.

박 시장 측에 따르면 이번 추가 대출(1억1000만원)은 “서울시장 선거가 끝난 뒤 후보 경선 기탁금과 당비를 내기 위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 참여 시 5000만원의 특별당비를 내야 한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장은 매월 100만원의 직책당비를 낸다.

박 시장의 서울시장 당선 직후(2011년) 재산 신고액은 -3억1056만원이었다. 재직할수록 빚이 늘고 있다. 채무 중 사채는 박 시장의 부인 강난희 씨의 사업으로 인한 것이며 2015년 사업을 정리하며 채무가 증가했다. 강 씨는 지난해 카드 대출(롯데카드) 1223만8000원을 새로 받기도 했다.

전체 채무의 이자율을 연 5%로 계산하면 박 시장이 연간 부담해야 할 이자만 4000만원이 넘는다. 서울시 측은 “자세한 용처는 밝힐 수 없지만 이자를 지급하고 있으며, 원금이 늘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17억8705만원 채무를 신고했다. 이 중 17억원이 배우자의 채무다. 2017년 인사청문회 당시 진 장관은 재산에 대해 “배우자의 사업 실패로 채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진 장관의 빚을 합산한 전체 재산은 -13억8697만원으로, 전체 고위공직자 중 가작 적다. 박원순 시장이 그다음이다. 지난해 재산 신고 때는 최수일 경북 울릉군수가 -25억3000만원으로 전체 꼴찌였으나, 최 군수가 2018년 낙선하며 진 장관이 '재산이 가장 적은 고위공직자'가 됐다.

부채비율 1~3위 모두 연봉은 1억원 이상이다.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차관급 연봉(1억 2528만원)을 받으며 서울시장과 장관 연봉은 1억2900만원이다. 직급보조비와 급식비, 각종 수당 등은 별도로 지급된다.

광역(광역시·도)의원의 의정비는 이보다는 적다. 부산시의원은 연 5724만원, 경기도의원은 연 6312만원의 의정비(활동비+수당)를 지급받으며 업무추진비는 별도다.



'빚도 자산', 빚도 많고 재산도 많고



채무액 30억원이 넘는 공직자는 총 13명이다. 하지만 대부분 고가의 부동산이나 주식을 소유한 자산가였다. 빚을 제해도 재산이 많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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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액수 자체가 가장 많은 공직자는 168억5214만원의 채무를 신고한 박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다. 은행 빚 150억원과 건물 보증금 18억원 등이다. 하지만 박정어학원 주식 외에도 마포구에 335억원 빌딩을 보유했다.

2위 김수문 경상북도의원 역시 건물주다. 은행빚 72억원 등 채무가 87억원이지만 대구 동천동과 구암동에 빌딩 3건(총 145억원)을 보유했다.

빚 액수 3위인 김세연 의원(자유한국당)은 동일고무벨트 주식과 부산·양산 등지 부동산 등 총 1050억원 자산을 보유해, 빚(83억8685만원)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불과했다.

김원·심서현 기자 kim.won@joongang.co.kr, 배여운 데이터분석가, 임해든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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