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1987042 1092019042251987042 01 0101001 6.0.1-hotfix 109 KBS 0

‘꼰대’는 가라…“한국당 세대교체는 우리가”

글자크기
한국 주류 정치권은 여전히 '올드보이' 일색입니다. 20대 국회의원 평균 연령은 55.5세로 국민 평균 연령 40.8세보다 15살이나 더 많습니다. 역대 최고령입니다. 세계적으로 정치 지도자들이 젊어지고 있는 것과 정반대입니다. 보수 정당인 자유한국당은 특히 세대교체가 더 더딘 편입니다. 이런 한국당이 최근 당의 핵심 요직에 '젊은 피'를 전진 배치하며 변화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내정된 박진호 김포갑 당협위원장과 조직부총장에 임명된 원영섭 서울 관악갑 당협위원장을 만나, 한국당을 '뒷담화'했습니다.

K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최연소·파격 인사…"금수저요? 무수저예요."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내정된 박진호 김포갑 당협위원장은 89년생으로 올해 만 29살, 한국당 전국 최연소 당협위원장입니다. 새누리당 중앙당 대학생위원장을 지냈고, 지난 2·27 전당대회에서 청년 최고위원에 도전했다 낙선했습니다. 원영섭 조직부총장은 78년생으로 올해 만 41살입니다. 조직부총장에 그간 경험 많은 당료 출신이 기용돼왔던 점을 감안하면 파격 인사로 평가됩니다. 변호사인 원 부총장은 새누리당 법률지원단 위원으로 활동하다 20대 총선에 출마해 낙마한 경험이 있습니다. 두 사람 다 정치 경력이 5년도 안되는 정치신인입니다.

이들은 왜 정치판에 뛰어들었을까요?

○원영섭
"저는 96학번인데 97년에 IMF사태가 일어 났습니다. 정치가 잘못돼 우리나라가 이런 비극을 맞이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정치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박진호
"초중고 대학교 모두 총학생회장을 했어요. 그러다보니 누구를 대변하고 봉사하는 일에 당연히 내가 해야될 일들이겠거니 하면서 살아왔어요."

한국당에는 소위 '금수저' 정치인이 많은데, 이들도 금수저일까요?

○원영섭
"금수저 정반대편에 있는 무수저 출신이에요. 안철수 전 국민의 당 대표의 아버님이 부산 빈민촌에서 의술을 펼치셨는데 그 동네에서 자랐죠. 추미애 전 대표를 세탁소집 딸이라면서 가난한 집 출신이라고 하는데 저는 어렸을 때 동네에서 세탁소를 본 적이 없어요. 세탁소에 맡길 옷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세탁소집 아들을 보면서 부자구나 생각한 적이 있어요."

△박진호
"다들 저 금수저라고 오해하세요. 지역에서도 그래요. 젊은 나이에 정치 하니까 집에 돈이 많거나, 학력이 엄청 높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 하시는 거 같아요. 학력이 높지 않으니 그럼 쟤가 돈이 엄청 많겠거니 하시는거죠. 저는 엄청 흙수저예요. 근데 뭐 굳이 그걸 자랑할 건 아니어서요."

■ "꼰대 정당, 공감 능력 부족…이념과 철학 올드해"

한국당은 지난 6.13 지방선거 참패 후 "잘못했다"며 무릎을 꿇었습니다. 최근 지지율이 오름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도로 친박당, 도로 탄핵당' 등의 꼬리표가 붙으며 "아직 멀었다"는 평가가 대체적인데요.

이들이 보는 한국당의 문제는 뭘까요?

△박진호
"공감 능력이 부족해요. 한국당 내 여러 중책을 맡으신, 기득권을 가지신 분들이 공감하려 하지 않아요. '꼰대' 정당이라고 많이들 하시잖아요. 공감하려 하지 않고 자기의 생각을 너네가 이해해라라고 했을 때 저는 꼰대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사람들 설득하기에는 시간이 없다고 봐요. 그동안 살아온 게 있는데 어떻게 그 분들을 바꾸겠습니까. 차라리 20~40대 공감을 끌어내는 역할을 이제 저희가 해야죠."

○원영섭
"이념과 철학을 바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제는 우리나라가 절대적인 빈곤의 시대를 벗어 났습니다. 그러나 아직 빈곤의 시대, 산업화 시대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유와 보수의 가치를 버리자는 것이 아닙니다. 이전의 ‘자유’와 ‘보수’는 아래로부터 쟁취한 자유가 아니라 위에서 내려진 가치였고 빈곤한 시대의 산업화로 상당 부분 70년대에 맞춰진 것이었습니다. 이제 진정한 의미의 자유와 보수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K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세대교체론 '스물스물'…외연 확장 움직임?

두 사람에 대한 한국당의 이번 인사를 놓고, '세대교체', '외연확장'을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박 부원장의 지적대로 '꼰대 정당'에서 탈피하려면 '젊은 피' 수혈은 반드시 필요해보입니다.

이들 스스로가 생각하는 '선택받은 이유'는 뭘까요?

○원영섭
"사실 깜짝 놀랐습니다. 나도 놀랐으니 다른 분들은 더 놀랐으리라 생각됩니다. 특별히 이유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어 모르겠지만, 드물게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요. 당을 바라보는 젊은 시각이 필요했다고도 생각합니다."

△박진호
"우리 당이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인지한 것 같아요. 20-40대들의 표심을 움직여야 하는데 그 세대에 맞는 사람들이 거기에 맞춰 나가줘야 한다고 생각한 거죠. 적어도 20-30대는 일반적인 정치 얘기? 관심 없어요. 결혼도 해야하지, 직장도 다녀야지 근데 뭐 여유롭다고 정치에 관여를 하겠어요. 그냥 원론적인 이야기를 해서는 절대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없고 정쟁밖에 안되잖아요. 이들에게 중요한 먹고 사는 문제,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파악을 하고 거기에 맞춰 공감을 이끌어 내란 것, 그게 저를 선택한 이유, 제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 "후배 양성 안해…뒷물이 앞물 밀어내듯 세대교체"

1년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 일각에서는 인적쇄신이 없으면 한국당은 자멸할 것이란 위기감도 나옵니다. 특히 원영섭 위원장이 맡고 있는 조직부총장은 내년 공천실무를 담당하는 자리인만큼 인적쇄신의 키를 쥐고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생각하는 인적쇄신의 방향, 방법을 물었습니다.

○원영섭
"아직 공천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시기가 아닙니다. 그리고 저는 공천관리위원들의 생각을 조력하는 역할이고 큰 틀의 방향성은 당 대표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결국 공정함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대교체 관련해서는 많은 분들이 윗세대가 막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뒷물이 앞물을 밀어 내듯이 아랫세대가 윗세대와 투쟁으로 받아치면서 만들어야 건강하고 발전적인 세대교체가 될 겁니다."

△박진호
"한국당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후배 양성을 하지 않아요. 그러다보니까 세대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가 없어요. 갑자기 당에서 누구를 내보내면 또 거기서 분란이 생기고 또 공천 싸움하다가지역구에서 지고, 이런 상황들이 매번 벌어졌어요. 후배 양성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바뀌셔야 할 것 같고요. 또 강제성을 띠더라도 3선 이상은 험지로 출마한다거나 이런 식의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저희들은 "젊은 애 시켜놨더니 저렇게밖에 못한다"라는 소리 듣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살아 남아야겠죠."

■ 한국당에 희망 있나?..."아버지처럼", "국민정서 맞게"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 최대의 고민은 수도권입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은 서울에서 서초구를 제외한 모든 구청장 자리를 민주당에 뺏겼습니다. 원 부총장 지역구인 관악갑은 한국당에는 최대 험지 중 하나입니다. 박 부원장 지역구인 김포갑 현역의원은 경남도지사를 지낸 민주당 김두관 의원입니다. 김포를 비롯한 상당수의 경기 지역이 더이상 보수의 텃밭이 아니라고 박 부원장은 말합니다.

한국당이 어떻게 변해야 할지 이들의 생각을 들었습니다.

○원영섭
"보수정당의 이상적인 이미지는 '아버지'입니다. 아버지가 자식을 대하고 아내를 대하고 부모를 대하듯 사안을 바라보면 많은 상황에서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에 대한 태도를 정할 수 있습니다. 최근 5.18이나 세월호에 대한 당내 발언을 보면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자식이자 아내이자 부모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비난하는 우리의 마음 속에서도 정치적인 반격만 자리잡은 것은 아닌지, 우리의 이상적인 모습을 잃어버리지는 않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더 많은 책임과 희생, 용기, 절제,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과 원칙이 필요합니다. 국민들은 진정 국민을 가족처럼 아끼기에 내놓는 것인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 것인지 다 알고 느낍니다."

△박진호
"기본적으로 구설에 오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지역에서 알려지지 않은 원외 당협위원장은 그런 분 한마디에 그거 사과하고 다니느라 아무것도 못해요. 최근에도 있었고, 국민 정서에 거스르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 때문에 당 전체가 오해를 받아 아쉬운데 그런 언행 안했으면 좋겠어요.
또 완벽하게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정당이 됐을 때 다음 총선에 희망이 있다고 봐요. 문재인 정권이 못하고 있어서 우리 당이 총선에서 이길 거란 마음을 가지는 순간 또 진다고 봐요. 우리가 해나갈 일들을 차곡차곡 했을 때 승리하는 거지 상대가 못하는 것만 바라보고 있으면 다음에도 희망은 없다고 봅니다."

■ "국민 선택받는 정당으로…중소기업 청년 정책 구상 중"

마지막으로 공천과 정책, 당의 양대 핵심 축을 책임질 두 사람의 포부를 물었습니다.

○원영섭
"아직 당선된 적이 없습니다. 오랜 낙선의 시기를 버텼던 링컨 대통령 같은 분도 있지만,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한 정치인은 이름 없는 무명 정치인에 불과합니다. 자유한국당을 국민의 선택을 받는 정당으로 만들고, 저 역시 국민의 선택을 받아 저의 이름을 얻고 싶습니다."

△박진호
"역사상 처음으로 20대가 여의도연구원의 부원장이 됐으니 뭔가 새로운 것들이 나와야된다고 생각을 해요. 청년층을 위한 정책을 좀더 구체적으로 세분화하고 싶어요. 가령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젊은 세대들을 위한 정책 같은 거요. 그게 우리 경제를 살리는 길 아닐까요? 여의도연구원이 새롭게 변했다는 소리 듣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안다영 기자 (browneyes@kbs.co.kr)

<저작권자ⓒ KBS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