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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 노인들, 건강 다할 때가지 ‘번아웃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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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현 KDI 연구위원 보고서 입수

노인들 생계 때문에 일 못놓아

65∼69살 중졸 남성 근로여력 ‘0’

70∼74살 -1%p로 한계 넘어 일해

노인 복지 논의 중요한 시사점



한겨레
우리나라 70살 이상 저학력 노인들은 건강이 허락하는 최대치를 넘어 과도하게 생계형 노동에 종사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후보장제도 부족으로 노인들이 쉬고 싶어도 먹고살기 위해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 기존의 조사보다 한층 구체적인 분석 방법을 통해 입증됐다.

21일 <한겨레>가 입수한 한국개발연구원( KDI) 권정현 연구위원의 ‘노인의 건강과 은퇴연령 조정연구’ 보고서를 보면, 60살 이상 고령 남성들의 ‘근로여력’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근로여력은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 정도와 건강 상태 특성을 바탕으로 이 연령층이 ‘추가로 더 일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보고서는 정년 이전 연령대인 55~59살을 기준으로 삼아, 다른 요소는 배제하고 건강 상태가 이 연령대의 근로 여부에 미치는 영향력을 도출한 뒤 이를 고령층에게 똑같이 적용해, 고령층의 건강 수준에 따른 가상의 ‘추정 고용률’을 산출했다. 이를 실제 노인 고용률과 비교해 나타나는 차이가 ‘얼마나 더 일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근로여력이다. 근로여력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일을 많이 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겨레
권 연구위원의 분석 결과를 보면, 중졸 이하 고령 남성 가운데 70~74살 연령대의 실제 고용률(40%)은 추정 고용률(39%)보다 오히려 높아 근로여력이 -1%포인트로 나왔다. 이는 건강 수준을 넘어서 일하고 있다는 뜻이다. 65~69살 중졸 남성은 실제 고용률과 추정 고용률(각각 52%)이 같아 근로여력이 0%포인트였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계까지 일한다는 의미다. 60~64살 중졸 남성의 경우는 실제 고용률(66%)이 추정 고용률(67%)보다 낮았지만 차이는 1%포인트에 불과했다.

전체 고령 남성을 보더라도 근로여력은 낮았다. 60~64살 남성은 2%포인트, 65~69살은 4%포인트, 70~74살은 4%포인트였다. 권 연구위원은 “60살 이상 고령 남성은 현재 건강 수준에서 이미 포화 수준으로 근로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근로여력의 존재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노후보장제도의 미성숙 같은 제도적 요인 및 이에 따른 노인빈곤 문제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만 학력이 높을수록 근로여력도 상대적으로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졸은 3%포인트(60~64살)~9%포인트(70~74살)였고, 대졸 이상은 8%포인트(60~64살)~23%포인트(70~74살)였다.

권 연구위원은 “고령 남성이 주로 일하는 자리는 임금 수준이 낮고 고용 불안정성이 높다”며 “고령자를 대상으로 사회보험과 복지를 강화하고,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건강 격차를 보완하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현재 사회적으로 논의 중인 정년 연장 및 연금제 개편 과정에서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실제 노인의 건강 상태와 근로여력이 어느 수준인지 파악하려는 취지로 진행됐으며, 조만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근로여력이란?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 정도와 건강상태 특성을 바탕으로 이 연령층이 ‘추가로 더 일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구체적으로 은퇴 이전의 특정 연령대(예를 들어 55∼59살)를 기준으로 삼아, 다른 요소는 배제하고 오로지 건강상태가 이 연령대의 근로 여부에 미치는 영향력을 도출한 뒤 이를 고령층(60∼74살)에게 똑같이 적용해 가상의 ‘추정 고용률’을 산출한다. 이 추정 고용률에서 실제 노인 고용률(노인고용인구/노인인구)을 뺀 수치가 ‘근로여력’이다. 따라서 이 값이 0이면 건강이 허락하는 한계까지, 마이너스라면 건강 수준을 넘어서까지 일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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