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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베테랑들이 한박자 빨랐다… 모비스, 7번째 챔피언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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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에 92대 84로 승리… KBL챔피언결정전 4승 1패 우승

최우수 선수에는 이대성

일곱 번째 환희였다.

울산 현대모비스가 21일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홈 5차전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92대84로 물리치고 4승1패를 기록, 7전4선승제 시리즈를 승리로 장식했다. 통산 7번째(전신 기아 시절 포함)이자, 유재학 감독 체제에선 6번째 우승이었다. 6052명이 들어찼던 울산 동천체육관엔 종이 꽃가루가 날리고, 그룹 '퀸'의 명곡 'We Are The Champions(위 아 더 챔피언스)'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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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 선수들이 21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유재학 감독을 들어 올리며 헹가래를 하는 모습. 현대모비스는 프로농구 원년(전신 기아) 포함 통산 7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유재학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일궈낸 여섯 번째 정상이기도 했다. /울산=허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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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이대성(12점·사진)은 기자단 투표 결과 총 80표 중 37표를 얻어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그는 4강 플레이오프와 챔피언전 9경기 평균 16.1점(4.3어시스트)을 올렸다. 다음 달 결혼을 앞둔 이대성은 "내가 주인공이 되는 순간을 꿈꿨다. MVP보다는 '자유이용권'이 더 좋다"고 했다. 유재학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우승하면 이대성이 다음 시즌에 마음껏 플레이할 수 있는 자유이용권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전반까지 한 번도 리드를 잡지 못했다. 20―30으로 끌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섀넌 쇼터(16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의 9득점이 추격의 발판이 됐다. 39―43에서 시작한 3쿼터 초반엔 양동근(12점 3어시스트)이 5연속 득점을 하며 역전했다. 전반 무득점이었던 함지훈(16점 8리바운드)도 3쿼터에 9점을 몰아쳤다. 최고령 선수 문태종(44)은 양 팀 통틀어 가장 긴 33분 48초 동안 뛰며 16점으로 활약했다. 그는 특히 87―82로 뒤지던 종료 1분 21초 전 결정적인 3점포를 꽂았다. 모비스는 라건아(20점 12리바운드) 등 점수를 기록한 6명의 선수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했다. 전반까지 5개였던 공격 범실을 후반엔 1개로 줄이는 집중력도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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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는 2018~2019 정규 리그 개막을 앞두고 '1강'으로 꼽혔다. 작년 4월 공개 추첨 형식의 드래프트를 통해 미국 출신 귀화 선수인 라건아(199㎝)를 잡은 것이 우승 밑그림이 됐다. 라건아는 한국 선수이면서도 다른 팀과의 형평성을 위해 외국인 선수에 해당하는 규정 적용을 받았다. 골밑 득점 기술이 화려하지 않은 대신 스피드를 앞세운 속공 가담 능력이 강점이다. 그를 비롯해 노련한 현대모비스 선수들은 한 박자 빠른 공격, 다양한 패턴 플레이로 시즌 초반부터 독주했다.

위기는 있었다. 라건아와 더블 포스트를 이뤘던 이종현(203㎝)이 시즌 중반 무릎 수술을 하며 전력에서 빠졌다. 가드 양동근과 이대성은 부상 탓에 각각 11경기, 20경기 결장했다. 이런 악재 속에서도 문태종, 오용준, 박경상, 배수용 등이 힘을 보탰다.

통합 우승을 일군 유 감독은 "2004년 부임 이후 15년 중 지금 전력이 가장 강하다"면서 "베테랑 선수들의 리더십이 우승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한 팀에서 6번째 우승 반지를 끼는 양동근(38)은 "선수로서 경쟁력이 있을 때까지는 뛰겠다"고 말했다. 안양 KGC 인삼공사에서 옮겨 오자마자 첫 우승의 기쁨을 누린 오용준(39)은 "농구하길 잘한 것 같다"며 웃었다.

사상 첫 챔피언전에 올랐던 전자랜드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투 할로웨이(23점)와 이대헌(16점), 정효근(13점)이 분전했으나 주득점원인 찰스 로드(13점 7리바운드)가 체력에 한계를 드러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 언덕을 넘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나와 선수들이 모두 느꼈다"고 말했다.

21경기가 치러진 이번 플레이오프에선 농구 팬 10만4718명이 입장했다. 2014~2015 시즌(11만743명·22경기) 이후 4년 만에 10만 관중을 넘어섰다.





[울산=성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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