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연씨 한국인으론 처음 우승
소비자 응대하듯 독특한 시연
심사위원들 “힙하다” 높은 점수
전씨 “산지 농부와 협업이 중요”
지난 14일 열린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에서 설명 중인 전주연씨(오른쪽). [사진 라니 후앙 W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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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14일(현지 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WBC)에서 1위를 차지한 전주연(32)씨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17일 미국 뉴욕에 머무는 동안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를 한 전씨는 “인테리어 연출부터 프리젠테이션 주제, 심사위원과 커뮤니케이션 등을 파격적으로 꾸몄다”고 말했다.
바리스타 전주연이 지난 14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사진 라니 후앙 W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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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0회째인 WBC엔 각국에서 예선을 거친 55개국 국가대표 바리스타가 경합했다. 예선까지 약 3000명이 참여했다. 상금은 없는 대회지만 여기서 바리스타가 얻는 명예는 크다.
2002년부터 WBC에 참가한 한국이 우승을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커피 업계는 “한 명의 바리스타 덕에 한국 커피의 위상이 올랐다”고 기뻐하고 있다. 우종호 한국커피품평협회장은 “모든 게 영어로 진행되는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게 더 의미 있다. 한국 바리스타의 수준이 여러 면에서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바리스타 전주연이 지난 14일(현지 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다. [사진 라니 후앙 W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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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는 “탄수화물은 커피의 단맛을 결정하는 요소다. 그만큼 밸런스가 중요하다”며 “생소한 주제라 그런지 심사위원들도 집중해서 들었다”고 말했다. 탄수화물이 풍부한 콜롬비아 라팔마 엘 투칸 농장의 ‘씨드라’ 품종을 선보인 것도 적중했다. 말린 자두와 말린 포도 향이 나는 풍미가 좋은 커피로 지난해 산지를 방문해 직접 테이스팅했다.
WBC로 가장 유명해진 바리스타는 2003년 우승한 폴 바셋(호주)이다. 매일유업은 폴 바셋과 로열티 계약을 맺어 한국에 카페 전문점 ‘폴 바셋’을 냈다. 현재는 폴 바셋이 우승할 당시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회 위상이 높아졌다.
그럼 폴 바셋처럼 ‘전주연’ 카페가 생겨날까. 전씨는 “그렇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스페셜티 커피를 하는 사람은 개인이나 소속 카페의 수익보단 산지 농부와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농부는 좋은 커피를 생산해 제값을 받고, 바리스타는 농부로부터 좋은 생두를 얻는 게 목적”이라며 “앞으로도 개인 브랜드 카페보다는 산지 농부와 협업에 더 열중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전씨는 지난해 런던 대회에 나가기 전 두 달 정도 어학연수를 했다. 한국 밖에서 공부한 건 그게 전부다. 전씨는 “많은 사람이 보는 가운데 영어로 프레젠테이션하는 게 가장 어려웠지만, 한국에서 많이 준비해간 덕에 무리 없이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씨는 대학 2학년 시절 카페 ‘알바’로 커피에 입문해 월드챔피언십 우승을 거머쥐며 십여년 만에 ‘거위의 꿈’을 이뤘다. 졸업 후 부산의 스페셜티 커피전문점 모모스 창업 멤버로 합류해 스페셜티 커피라는 한 우물만 팠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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