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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단독] 안인득, '나홀로 유치장'서 3끼 다 비우고 하루 종일 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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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의 피의자 안인득(42·사진)이 사건 희생자의 첫 발인이 진행된 21일 경찰서 유치장에서 하루 대부분을 누워 자며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진주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안에 대한 직접 조사를 일단 마친 전날 오후부터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 면담만 진행하고 있다.

진주서 유치장에 ‘나홀로 수감’ 중인 안은 면담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대부분을 누워 자면서 보내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잠잘 때 특별히 뒤척이거나 잠을 설치는 일도 없다고 한다. 깨어 있는 시간에도 안은 말 없이 앉아 있다고 한다. 세 끼 식사도 모두 잘 비우고 있고, 별다른 요구 없이 ‘담담한 상태’로 지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안이 별문제 없이 잘 지낸다"며 "오히려 내가 밥도 잘 못 먹고 있다"고 말했다.

안은 이날 오전엔 유치장에서 지냈고, 오후에는 프로파일러 면담을 받았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안을 상대로 (범행 경위나 동기 등을) 직접 수사하는 것보다 현재는 주변인 조사나, 지금까지 확보한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수사에 실익(實益)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프로파일러 면담 과정에서 안은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보단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은 지난 19일 병원 치료를 위해 진주서를 나설 때도 ‘유족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고 짧게 말한 뒤 "저도 하소연을 했다.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불이익을 당해 화가 날대로 났다"며 ‘자기변명’으로 일관했다.

안은 지난 19일 병원에서 범행 중 다친 자신의 손을 치료받았다. 찢어진 오른손의 상처를 꿰맨 뒤 병원에서 돌아온 다음부터 고통을 호소하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다친 손은 거의 나아 큰 불편이 없는 것 같다"며 "추가로 병원 진료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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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사건’ 희생자 황모(74)씨의 발인이 경남 진주 한일병원에서 거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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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족과 부상자 가족, 아파트 주민 다수는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진주시 가좌동의 아파트에서 나와 살고 있는 주민도 있다.

이날 오전 10시쯤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사건’ 희생자의 첫 발인식이 열렸다. 황모(74)씨의 유족들은 진주 한일병원 장례식장에서 눈물만 흘리며 그의 영정 사진을 옮겼다. 안의 범행으로 황씨가 숨졌고, 부인 김모(73)씨도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었다. 유족들은 "빨리 장례를 치르고 어머니의 병간호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빨리 장례식을 치르게 됐다"고 했다.

다른 희생자 4명의 유족은 발인을 미루고 있다. 이들은 "국가가 방치해 일어난 인재(人災)"라며 국가기관의 공식적인 사과와 중상자 등이 완치 때까지 치료비 전액을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유족 측은 전날 밤까지 경찰과 법무부 산하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과 협상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날 오후 안이 불을 지른 아파트 4층 내부는 하얀 페인트가 칠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외벽(外壁)에는 검게 그을린 자국이 남아있다. 아파트 1층 입구에는 하얀 국화꽃다발이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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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안인득이 불을 지른 경남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 4층에서 하얀색 페인트로 도색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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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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