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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자전거족, 짜릿한 스피드 쾌감”…위험천만한 질주 [김기자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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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길 과속 자칫 대형사고 ‘우려’ / 짜릿한 벚꽃 질주 ‘위험천만’ / 속도제한 안내판은 있으나 마나 / 스피드 쾌감을 즐기는 일부 ‘자전거족’ / 벚꽃놀이를 즐기는 시민들 사이로 ‘아슬아슬한 곡예운전’ / 횡단보도 앞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아 / 인도를 질주하는 자전거족 시민들은 ‘화들짝’

“당연히 무섭죠. 내리막길에서 저렇게 무섭게 달려오는데, 속도 좀 줄였으면 좋겠는데….”

세계일보

지난 13일 서울 남산공원길에서 자전거가 빠른 속도로 내려오고 있다. 남산둘래길 곳곳에는 시속 20㎞ 미만 경고 표지판과 ‘자전거 사고 많은 곳’이라는 위험한 표지판이 있지만, 시속 30~50㎞는 속도로 내려오는 자전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완연한 봄이 찾아왔다. 서울은 벚꽃으로 물들었다. 청명한 봄 하늘과 벚꽃 사이로 내리쬐는 따사로운 햇살이 마음을 포근하게 한다. 시민들은 떨어지는 벚꽃 잎 맞으면 봄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지난 13일 찾은 서울 남산. 남산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마지막 벚꽃을 즐기려는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유모차를 끌고 나들이 나온 가족과 반려견과 함께 봄나들이를 즐기려는 이들까지, 남산은 몰려든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젊은 연인들은 만개한 벚꽃을 스마트폰에 담기 위해 여념이 없다. 젊은 청춘은 벚꽃만큼 싱그러운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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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일부 자전거족이 쏜살같이 많은 인파가 붐비는 사이로 쉴 새 없이 내려오고 있었다. 시민들과 자전거가 부딪힐 뻔 한 아찔한 장면들이 계속 연출됐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만큼 곳곳에는 아찔한 장면도 연출됐다. 남산공원길에 들어서기 무섭게 일부 자전거족이 인파가 붐비는 사이로 쏜살같이 내려오고 있었다. 시민들과 자전거가 부딪칠 뻔 한 아찔한 장면들이 계속 연출됐다.

내리막길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한 자전거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들을 보자 손짓과 소리까지 지르기도 했다. 또 다른 자전거는 보행자들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가기도 했다. 익숙한 듯 걷는 시민들도 있는 반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상쾌한 봄바람과 속도 쾌감을 즐기려는 라이딩 족이 도로로 쏟아져 나오자 시민이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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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가 보행자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내려가고 있다.


자전거를 탄 시민은 남산공원길 남산도서관 방향의 내리막길에는 자전거의 제한 속도는 시속 20㎞. 하지만 시속 40㎞는 족히 넘어 보였다. ‘자전거 사고 잦은 곳’이라고 적힌 안내 표지판이 눈에 띄지만, 아랑곳하지 않은 채 페달을 밟으면 달리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유모차를 끌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가정주부가 내려오는 자전거를 가까스로 피한 뒤 놀라기도 했다. 또 다른 시민들은 횡단보도를 두고 무서운 속도로 내려오는 자전거에 혀를 끌끌 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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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둘래길에는 시속 20㎞ 미만 경고 표지판과 ‘자전거 사고 많은 곳’이라는 위험한 알리는 표지판이 곳곳에 설치 돼 있다.


주민 최모(65)씨는 “봄철부터 가을까지, 자전거가 넘친다”며 “규정 속도도 안 지킨다. 혼자 다치면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부딪혀 다치면 누가 억울하겠냐”고 역정을 냈다.

자전거를 탄 한 시민은 귀에 이어폰을 낀 채 빠른 속도로 내려오면서 스마트 폰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내리막길에서 한 손에는 스마트 폰을 보고 한 손으로 자전거 손잡이를 잡고 타는 등 곳곳에서 위험한 장면을 연출됐다. ‘자전거 사고 잦은 곳’이라는 위험을 알리는 푯말이 버젓이 있지만, 소용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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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공원길에서 자전거를 탄 한 시민이 빠른 속도로 내려오고 있다.


시민들은 불만은 토로했다. 인근 주민 대학생 김모(26)씨는 “내리막길에다 코너 길이라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일부 자전거 동호회원들은 관광버스 차량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곡예 운전’을 펼쳤다. 낮은 경계석 탓에 내려오는 버스를 피해 인도 침범하기도 했다.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차량’에 속하는 만큼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자전거 전용도로나 차도를 이용해야 한다. 인도나 횡단보도를 이용할 때는 자전거에서 내려서 끌고 가야 하지만 이날 남산공원길은 그렇지 않았다.

자전거를 탄 채 횡단보도를 건너는 행위는 모두 도로교통법 위반, 범칙금 처분을 받게 된다. 횡단보도 위에서 사고가 나면 100% 자전거 이용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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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을 찾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벚꽃을 즐기고 있다. 그 옆으로 자전거가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


반려견과 함께 남산을 찾은 이모(27)씨는 “무섭기도 하고, 불안 불안하기도 하다”며 “빠른 속도로 내려오는 분 저분들이 ‘위급할 때 속도를 줄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본인의 안전뿐만 아니라 시민들을 위해 규정 속도를 지키며 자전거를 즐겨야 한다”며“‘안전한 자전거 타기 계도·홍보 캠페인’을 강화 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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