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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석방' 법리상 가능 vs 국민 법감정 고려해야 [일상톡톡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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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결수로 신분인 바뀐 박근혜(67) 전 대통령이 형집행정지를 신청한 가운데, 일부 야당을 중심으로 '박근혜 석방론'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지난 17일, 디스크 증세로 치료를 받아온 박 전 대통령이 '칼로 살을 베는 듯한' 통증으로 정상적인 수면을 하지 못할 정도며 구치소 내에서는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형집행정지를 신청했는데요.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전날(16일) 논평에서 "박 전 대통령의 계속되는 수감 생활이 지나치게 가혹한 게 아니냐는 여론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 발전과 국민 통합적 차원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결단을 내려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당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 관련 미결수 신분으로 수감됐던 2년 여의 기간을 공천개입 사건에 대해 실형을 산 것으로 보고 석방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는데요.

최교일 한국당 법률자문위원장은 "현행법상 미결구금일수(법원의 판결선고 전에 구금되었던 기간)는 본형에 산입을 하게 되어 있다"며 "국정농단과 공천개입이 형식적으로 별개 사건이긴 하지만, 동일한 피고인이 재판을 받은 이런 상황에서는 형사소송법상 인권 보호, 무죄 추정의 원칙, 불구속 재판의 원칙 등에 비춰 미결구금일수로 산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영하 "박근혜 전 대통령, 칼로 살을 베는 듯한 통증 호소…구치소에서 치료 불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4대 석방 불가론'을 내놓고 있습니다.

변호사 출신인 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은 19일 당 회의에서 △형집행정지 신청 절차상 문제 △사법적 책임 문제 △형집행정지에 따른 재판 차질 가능성 △국민 법 감정 등을 '4대 석방 불가론'으로 내놓았습니다.

박 최고위원은 "형집행정지 신청은 구치소나 교도소 내 의사가 1차적으로 판단한 후 건의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외부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신청한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의 사법적 책임은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재판이 완료된 이후에 국민 뜻에 따라 물으면 된다'는 유영하 변호사의 주장은 대단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박 전 대통령은 지금도 재판 절차를 보이콧 수준으로 협조하지 않고 있는데, 건강상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한다면 다른 재판들이 오히려 진행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특권층이 형집행정지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 국민 법 감정에도 맞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같은당 박범계 의원은 최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허리디스크 또는 칼로 베는 듯한 고통을 말씀하시는데, 밖에서 멀쩡하게 생활하시는 분들도 그런 크고 작은 육체적인 질환은 다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수감 생활이 요양 가는 게 아니지 않나"라며 "암에 걸린 경우에도 형 집행을 정지해주지 않는다. 교도소에서 모든 치료가 다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최근 BBS 라디오에서 "형집행정지는 수형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아프다거나 이럴 때 적용되는 것이니 정치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의사가 진단해서 발표하면 좋겠다"며 "정치적 논란은 오히려 박 전 대통령의 상황을 어렵게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아주 강경한 친박세력이 한국당을 나와 박 전 대통령을 배후로 모일 것"이라며 "그래서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당내 친박세력을 솎아내기 위해 고단수로 친박 분리 전략 차원에서 석방을 얘기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여당 "수감생활 요양가는 건 아냐…암 걸려도 형집행정지 안 해줘"

그렇다면 박 전 대통령을 석방하는 것은 법적으로 가능한 걸까요?

일단 미결구금일수 산입은 해당 사건에 대해서만 적용될 수 있어 국정 농단 관련 수감 기간을 공천 혐의에 대한 '미결 구금 일수'에 산입해 석방하는 것은 힘들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입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최근까지 세 차례 연장된 구속 기간은 국정농단 혐의에 대한 것이었던 것만큼, 이를 실형이 확정된 공천개입 혐의에 대한 미결 구금 일수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의 결단'에 의해 박 전 대통령이 석방되는 것도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대통령의 결단으로 석방할 수 있는 것은 특별사면인데, 현행법상 특별사면은 '형이 확정된 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지난 1월, 3·1절 특별사면을 앞두고 "사면 검토는 재판이 끝난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며 국정농단 사건 등의 재판이 진행중인 박 전 대통령은 검토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최근 박 전 대통령의 8·15 광복절 사면 가능성에 대해 "법률적으로 형이 확정돼야 사면할 수 있지만, 아직 그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어렵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법 집행 형평성·공정성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은 형집행정지를 통해서만 가능한데, 이 역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입니다.

검찰은 2013년 '여대생 공기총 청부살해 사건'의 주범인 윤모 씨가 허위진단서를 통해 장기간 형집행정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난 이후 2015년 형사소송법을 개정, 형집행정지심의위원회 제도를 도입해 형 집행 정지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형집행정지 신청을 받은 검찰은 학계와 법조계, 의료계 인사들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형집행정지 여부를 최종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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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형집행정지 사유는 △형 집행으로 현저히 건강을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을 염려가 있는 때 △70세 이상인 때 △임신 후 6개월 이상인 때 △출산 후 60일을 경과하지 않은 때 △직계존속이 연령 70세 이상 또는 중병이나 장애인으로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는 때 △직계비속이 유년으로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는 때 △기타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현저히 건강을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는 염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가 관건일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 법률 전문가는 "법 규정대로 박 전 대통령이 위중한 상황인지 여부에 관해 전문가 진단 등 정밀한 감정이 필요하다"며 "유사 사례에서 일반 사범들의 형 집행정지 기준 등 법 집행의 형평성과 공정한 기준에 따라 판단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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