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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유명 피부과 원장, 고객 정보 기록하며 “캐릭터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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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대 여성 A씨가 서울 신촌에 위치한 모 피부과에서 받은 종이. [사진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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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사(편평사마귀)는 없어 보이나 본인 제거하고 싶어하는듯;;; 캐릭터 이상;;;”

지난 18일 오후 서울 신촌에 있는 유명 피부과에서 피부 관리를 받고 나온 20대 여성 A씨는 “카운터에 가져가 보여주면 된다”며 관리 직원에게서 받은 영수증 용지로 된 종이에서 이런 말이 적혀 있는 걸 확인했다.

A씨는 해당 피부과에서 약 3개월 동안 여드름 치료 등 각종 시술을 꾸준하게 받아왔다고 한다. 이날은 전에 받았던 치료 중 하나인 편평사마귀 제거가 한 번 더 가능한지를 B원장(여)과 상담하고 진료실을 나왔다.

A씨는 “편평사마귀가 이마에 조금 남아있는 것 같아 추가 시술 여부를 B원장과 상담했다. 비용을 물으니 ‘모르는 부분이니 상담실장과 얘기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상담이 다소 불친절하다고 느껴져 기분이 상해 무표정으로 응하다 나왔다”고 주장했다.

B원장과 상담을 마친 A씨는 이날 예정돼 있던 피부 관리를 받았다. 피부 관리가 끝난 후 관리 직원에게서 “카운터에 가져가 보여주면 된다”며 종이를 건네받았다. 이 종이엔 이 피부과에서 결제한 시술 명세와 증상 경과 등 환자 개인 정보가 적혀 있었다.

A씨는 종이 끄트머리 부분이 뒤로 접혀 있는 걸 발견하고 무슨 내용일까 싶어 뒤집어봤다. 종이를 뒤로 돌려보니 “편사(편평사마귀)는 없어 보이나 본인 제거하고 싶어하는듯;;; 좁쌀 여드름 사라지면 후에 하시길. 캐릭터 이상;;;”이라는 말이 있었다.

우연히 본 종이 뒷부분에서 이런 문구를 발견하자 황당함을 느낀 A씨는 곧바로 카운터로 가 경위를 물었다. 당사자인 B원장과 직접 얘기하고 싶다고도 요청했다. 병원 측은 B원장이 병원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연락처가 없어 연락이 어렵다는 답을 했다고 한다.

A씨는 병원의 대처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한 직원이 종이를 자세히 보고 싶다고 해 믿고 넘겨줬다. 그런데 안 돌려주더라”며 “달라고 요구하니 ‘찢어버리고 없다’고 했다. 재발행을 요구해 종이를 다시 받자 피부 관련 코멘트만 남아 있고, 문제가 된 부분은 사라진 후였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직원에게 종이를 넘기기 전 사진을 미리 찍어둬 증거를 남겨놓을 수 있었다.

A씨는 “이런 일을 겪고 보니 지난해 한 필라테스 강사가 고객 뒷이야기를 하다 들켜 발칵 뒤집어진 사건이 떠올랐다”며 “너무 불쾌하고 모욕적인 기분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피부과에서 왜 고객 성격에 대해 판단을 했는지 의문”이라며 “상담하며 어떠한 요구를 한 것도 아니다. 치료비를 궁금해했을 뿐인데 5분이 채 되지 않은 상담 시간 동안 어떻게 성격을 파악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병원 측은 B원장에게 악의적인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19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환자가 오해할만한 표현이 적혀 있었으나 얘기는 잘 끝났다”며 “A씨에게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를 했다”는 취지로 이 관계자는 전했다.

또 “B원장 본인이 잘하기 위해서 그런 일”이라며 “환자와는 원만하게 일을 해결했다”고 말했다.

‘고객 관리할 때 이런 식으로 코멘트를 달아왔던 것이냐’는 질문엔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또 “B원장에게 시말서를 받았고, 감봉 조치가 있었다”며 병원 차원의 징계가 있었다고도 밝혔다.

한편 A씨가 문제를 제기한 피부과는 서울·수도권에서만 여러 군데 지점을 둔 유명 피부과 체인점 중 한 곳으로, 피부 관리 등 미용 목적의 시술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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