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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민간 달 탐사선 추락 원인? "수동 조작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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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레시트 착륙 실패 예비조사 결과 발표

수동조작으로 연쇄반응, 결국 엔진 멈춰

일차적 원인은 ‘관성측정장치(IMU)’ 고장

지상서 문제 해결하던 과정서 추가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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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레시트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스라엘 비영리 민간 기업 스페이스일과 이스라엘 국영방산업체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가 3월 3일 공개한 비행중인 베레시트의 사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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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각) 달 착륙에 실패한 이스라엘 민간 달 탐사선 베레시트의 추락 원인이 지상에서 이뤄진 탐사선 ‘수동 조작’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베레시트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스라엘 비영리 기업인 스페이스일과 국영 방산업체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 측은 17일 성명을 통해 “수동 조작으로 인해 탐사선에 연쇄적인 반응이 발생했으며 이 때문에 베레시트의 메인 엔진이 꺼져 더는 활성화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당 성명은 베레시트 착륙 실패 직후 진행된 예비조사에 이어 열렸다. 우주 전문매체인 스페이스닷컴은 이런 소식을 전하며 “탐사선 컴퓨터에 가해진 수동 조작이 착륙실패 원인이라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는 해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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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일의 직원이 2월 22일 베레시트 발사 당시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 본부에서 베레시트의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이번 베레시트의 달 착륙 실패 원인에 대한 예비조사에서는 베레시트에 일차적으로 발생한 관성측정장치를 고치기 위해 지상에서 시도한 수동조작이 엔진 문제를 일으켰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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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레시트는 이스라엘의 첫 달 탐사선이자 사상 첫 민간 달 탐사선이기도 하다. 지난 2월 21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 내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돼 총 650만㎞를 여행한 끝에 지난 4일 달 궤도에 도착했다. 그러나 착륙 직전인 달 상공 약 15㎞에서 엔진 고장을 일으키며 추락했다. 사상 여섯 번째 달 착륙 국가를 노리던 이스라엘과 사상 첫 민간 달 착륙을 노리던 스페이스일의 꿈이 실패한 순간이었다.

이도 앤트비 스페이스일 최고경영자(CEO)가 이날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베레시트에게 생긴 일차적인 문제는 ‘관성측정장치(IMU)’ 오작동이었다. 관성측정장치란 탐사선이 속도와 방향·중력·가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고 계산하는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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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레시트는 이스라엘 최초의 달 탐사선이자 민간 최초의 달 탐사선이다. 이번 실패에도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7번째로 달 궤도에 진입한 국가가 됐다. [사진 스페이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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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래융합연구부 책임연구원은 “관성측정장치에 이상이 생기자 착륙 중인 베레시트가 당시의 가속도 등 상황에 대해 잘못된 수치를 지상에 전달했을 수 있다”며 “지상에서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수동 명령을 입력했지만, 이것이 오히려 문제를 키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관성측정장치가 탐사선의 착륙 상황을 인지하는 데 중요한 증거가 되는 만큼, 여기에 오류가 생기면 지상에서 수동으로 탐사선을 조정하는 등 문제를 해결하기 매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해당 성명이 어디까지나 예비조사 결과인 만큼, 스페이스일 측은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기 위해 추가조사를 계속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역시 ‘달 정찰 인공위성(LRO)’을 이용, 베레시트 추락 현장을 반복적으로 촬영해 착륙 실패 원인을 파악해나가는 데 일조할 계획이다. 베레시트의 파손 정도와 달 표면에 생긴 흔적을 바탕으로 당시의 상황을 역추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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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이 2009년 쏘아올린 달 정찰 인공위성(LRO)은 1픽셀이 50cm 단위인 정밀한 달 표면 촬영이 가능하다. 이를 이용해 NASA는 베레시트의 사고지점을 정밀 촬영할 계획이다. 사진은 2012년 7월 아폴로 16가 달에 꽂은 깃발을 식별해내는 LRO.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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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혁 책임연구원은 “달 궤도를 돌고 있는 달 정찰 인공위성의 경우, 1픽셀이 50㎝ 단위인 정밀한 달 표면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며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를 ㎝ 단위로 측정할 수 있는 ‘레이저 고도계(LOLA)’ 등을 이용해 베레시트의 잔해를 추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 정찰 인공위성이 한 달에 약 2회에 걸쳐 달 표면을 촬영하는 만큼, 최종 조사 결과는 향후 수 주 내에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베레시트 착륙 실패를 지켜본 후 “성공하지 못하면 다시 도전하면 된다”며 “이스라엘은 2년 내 다시 달 착륙을 시도할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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