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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뽁뽁이 줄이고 싶어도 대체재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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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친환경 동참’ 하소연

과대포장 줄이기 등 노력불구

친환경포장재 비용 부담 고민

고객인식도 부족 교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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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벌이 주부인 박모(36)씨는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는 수요일이 되면 내심 뜨끔하다. 요즘 모바일 쇼핑이나 배달앱에서 주는 쿠폰을 사용하느라 배달을 자주 시키다 보니 버려야 할 일회용 용기가 많아진 탓이다. 뉴스에 공기 질이 나빠졌다거나 토양 오염이 심해졌다고 하면 나 같은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 때문인 것 같아 괜히 마음이 쓰인다.

박씨는 “최근 온라인 주문이 늘면서 배달이나 택배가 많아 버려야 할 쓰레기도 많아졌다”면서 “포장재를 줄이거나 하다못해 친환경 소재가 되면 죄책감이 덜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근 미세먼지와 같이 환경오염이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유통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박씨와 같은 소비자들의 죄의식을 덜어주는 ‘길트 프리(Guilt Free)’ 마케팅 차원에서 전담팀을 구성해 포장재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다. 과대포장을 줄이거나 포장재 소재를 친환경 소재로 바꾸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포장재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는 신선식품 배송업체들은 배송 박스를 도로 가져가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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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산더미 처럼 쌓이는 포장재를 획기적으로 줄이거나 모두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기에는 여전히 현실적인 걸림돌이 많다. 가장 큰 문제는 포장재에 사용되는 친환경 소재의 가격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문제가 되는 포장재는 스티로폼과 아이스팩, 에어캡(일명 뽁뽁이) 등이다. 배송 수요가 많은 홈쇼핑업계는 테이프가 필요없는 상자에 배송( CJ오쇼핑)하거나 속비닐을 친환경 비닐로 바꾸는(롯데홈쇼핑) 노력을 하고 있다. 에어캡 대신 종이 완충재를 쓰고, 아이스팩 냉매를 물로 바꿨다. 덕분에 패키징 비용이 10~60% 늘었다. 소싱이 가능한 국내기업이 한정된 상황에서, 해외에서 사오려고 해도 물량이 적어 선적하기 어렵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국내 제품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홈쇼핑이나 인터넷쇼핑몰은 포장재를 바꾸려면 협력사의 협조가 절실하다. 제품의 절반 이상이 협력업체에서 직배송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 권유하기가 어렵다. 이에 포장재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더라도 자체 브랜드(PB) 상품이나 파손 위험이 없는 의류에 한정하고 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친환경 포장재 소재는 지금까지 썼던 소재에 비해 평균 20%가량 단가가 높다”며 “협력사에 소개는 하고 있지만, 비용 문제가 있어 사용을 권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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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뀌지 않고 있는 포장재에 대한 인식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친환경 포장재가 기존의 제품보다 효율성이 떨어져 예전보다 상품 파손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파손이 되지 않더라도 포장이 줄어들면 위생적이지 않다거나 대접받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객 불만이 많아진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대표적인 예가 쿠팡이다. 쿠팡은 지난 2017년 하반기부터 로켓배송에 ‘쿠팡 박스’ 대신 ‘친환경 비닐’로 교체했다. 파손 가능성이 적은 물품을 선별해 박스 포장을 비닐로 대체한 것이다. 박스 사용량이 대폭 줄어든 것은 물론, 제품의 부피가 줄어 트럭 2대 분량의 배송 물건을 1대로 줄이는 ‘혁신’에 가까운 효율성을 이뤄냈다. 하지만 고객들의 생각은 달랐다. ‘쿠팡이 단골고객을 무시한다’ ‘배송 상태가 안좋다’며 고객 불만이 급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일부 고객들은 물건의 파손 가능성이나 대접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아직도 박스 배송을 선호한다”면서 “친환경 패키징과 고객 만족 사이에 절충안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소연ㆍ이유정 기자/carr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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