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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팩트체크]법무부, 검사임관예정자에겐 '미리' 변시합격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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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the L]법무부 "변호사시험 합격여부 미리 알 수 없고 비슷한 통보 한 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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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1동에서 임관식을 마친 신임검사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9.4.1/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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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초 서울대 스누라이프 게시판과 로스쿨 커뮤니티 그리고 고시 전문 사이트에 "법무부가 제8회 변호사시험 수험생 중 검사 임관 예정자들에겐 미리 합격 여부 통보를 해줬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게시글마다 조금씩 내용은 달랐지만 일부엔 법무부 고위 관계자가 검사 임관이 예정된 수험생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변시 불합격자가 없다“는 식으로 미리 언질을 줬다는 구체적 정황까지 담겨 있었다.

게다가 이런 글에 대한 댓글로도 "매년 1500명 이상의 합격자를 선발하고 있으니 올해 3330명의 전체 수험생 중 검사 임관 예정자들의 등수를 미리 파악해보고 1500등 이내에만 들면 합격여부는 발표 전이라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란 나름 분석적인 해설까지 붙었다. 불안한 수험생들의 마음을 흔들기엔 충분할 정도로 그럴듯한 이야기 구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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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스누라이프에 올라 온 "법무부가 검사 임관 예정자들에게 미리 변시 합격 통보를 했다"는 허위사실을 담은 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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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통의 제보 메일을 받고 머니투데이 더엘[the L]이 법무부에 공식적으로 확인한 결과, 전혀 근거없는 허위 사실이었다.

법무부는 “제8회 변호사시험 합격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따라서 검사 임용예정자들에게 변호사시험 합격 여부 뿐만 아니라, 합격 사실을 알 수 있는 일체의 통보를 한 사실이 없다”고 18일 답변했다.

검사 임관 예정자들이 법무부로부터 미리 합격여부를 통보받는다는 유언비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매년 4월경 변시 합격자 발표가 임박했을 때 로스쿨 커뮤니티와 대학 게시판에 반복적으로 올라오는 오래된 레퍼토리다.

변시는 매해 1월 초 치러진다. 채점을 거쳐 합격자를 정하는 4월 말 합격자발표까지 약 100일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 기간 동안 수험생들은 합격관련 정보에 목매지만 정작 유의미한 정보는 있을 수 없다. 일부는 로펌이나 법률사무소 등에 인턴 자리를 구해 일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4월에 불합격되면 모두 헛수고로 돌아가게 된다.

매해 상황이 그렇게 반복되다보니 온갖 허위 정보가 그럴듯한 거짓말과 섞여 유포되고 있다.

일부 학원에선 수험생들의 객관식 점수를 통계 낸 뒤 합격선을 추정해 발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혀 근거없고 불필요한 행위들이다. 변시가 선택형 문제로만 구성돼 있는 게 아니고 논술형 필기시험의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객관식 점수로 합격선을 미리 추정하려는 시도 자체가 부질 없는 짓임에도 실제 많은 수험생들이 여러 학원에 자신의 점수를 제출하고 조금이라도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보려 애쓰고 있다.

로스쿨 출신의 한 변호사는 "시험과 발표사이에 기간이 너무 길어서 4월 말에 불합격 통보를 받는 수험생은 다음 시험을 준비하는 데에도 지장이 있을 수 있다"며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게 아니라면 로스쿨 도입 10년차를 맞아 합격발표 시점을 당길 때도 됐다"고 평했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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