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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시장만 바라보는 재건축단지…압구정·목동·여의도 '꽁꽁' 묶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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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느려져…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환영 못해'

"서울시 개입 늘어날 것" '각자도생' 나서는 단지도

박원순 시장 재건축 규제 뜻 비춰, 주민 불안 커져

'시장 왜곡해 가격 급등' vs '규제 통해 품격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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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이 18주 연속 하락했다. 2012년 이후 최장기간 기록이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모습. 2019.03.11. 20hw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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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가윤 기자 = 압구정·목동·여의도 등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가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묶여 재건축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서울시가 도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지정하는 지구단위계획구역에 일단 포함되면, 서울시 입김이 훨씬 세질 뿐만 아니라 진행 속도도 느려져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

이러한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건축 규제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혀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표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지역은 압구정·목동·여의도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12일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재건축 추진위원회 운영을 지구단위계획 확정시까지 중지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에 나섰다.

입주자대표회의는 벽보를 통해 "최근 서울시에서 앞으로 도시정비사업의 모든 과정에 개입해 아파트 재건축의 공공성을 강화하겟다는 '도시·건축 혁신안'을 발표함에 따라 상당수 재건축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했다.

이들은 "일단 서울시에서 사전공공 기획단계를 거쳐 지구단위계획을 확정하게 되면 주민의 뜻과 합치하지 않는 지구단위계획이 나올지라도 재건축사업이 추진되고, 설계비를 포함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압구정 지구단위계획은 강남구 압구정동과 청담동 일대를 통합관리하는 도시단위계획이다. 지난해 5·7·11월 총 세 차례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에 올랐지만, 연속 보류 판정을 받았다.

게다가 박 시장이 지난 10일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당분간 재건축 인허가를 내주기 어렵다"고 못 박자 지구단위계획 확정시까지 재건축 추진위원회 활동을 멈춰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계획 일부에 대한 반대 여론이 심해 주민 간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만 반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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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3일 오후 서울 양천구 오목교역 인근에서 목동아파트 재건축 단지 주민들이 '국토교통부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시행에 따른 결사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2018.03.03. pak7130@newsis.com


상황은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총 2만6000여 가구 규모로 조성된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는 14개 단지를 한데 묶어 '지구단위계획'으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지만 서울시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다.

양천구는 목동1·2·3단지를 기부채납 없이 3종으로 올리는 계획안을 서울시에 보냈으나, 서울시는 이에 대한 적정성 보완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주민들은 지난해 말 시청 앞에서 시위를 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지만, 현재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서울시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분위기다.

재건축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자 각 단지들은 4~5월 재건축 추진설명회를 열고 추진준비위원회 창립총회를 개최하는 등 '각자도생'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묶인 이상 단지별 추진은 어렵기 때문에, 구청은 지속적으로 시와 협의에 나서는 중이다.

'비강남권' 노후 아파트 주민들이 모여 만든 비강남연대 관계자는 "서울시가 워낙 원하는 것도 많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묶이는 걸 원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며 "재건축 규제의 큰 축이 지구단위계획이기 때문에 사실상 박 시장의 의지로 재건축을 막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시는 여의도를 국제금융중심지로 개발하는 '마스터플랜'과 단지들을 함께 개발하는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등도 준비 중이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 지구단위계획안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개발호재로 인해 급격히 집값이 상승한 이후 여의도 마스터플랜이 보류되며 이마저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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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병문 수습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에서 시민체감형 미세먼지 대책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04.15. dadaz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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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재건축 사업 승인과 관련해서는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박 시장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거듭 '재건축 규제'에 대한 의지를 보여 사실상 규제를 위해 지구단위계획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시장은 방송에 출연해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부동산 가격을 지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지금 당장은 (재건축 인가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지금처럼 강력한 재건축 규제를 이어나갈 경우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이 부족해져 집값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을 잡기 위해 공급을 안 한다는 것은 굉장히 단편적인 생각"이라며 "계속 공급을 해야만 집값을 잡을 수 있는데, 지금처럼 하면 단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는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왜곡으로 이어져 가격이 급등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주민들 입장에서는 서울시가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재건축을 미루면 장기적으로는 주택공급이 되지 않아 주택 시장이 불안하기도 하고, 외곽에 아무리 신도시를 지어본들 주택 수요는 도심에 있기 때문에 재건축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 재건축은 단순히 주택시장 안정이나 조합의 재산권 등의 기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지속가능한 도시 관리를 위해 현재와 같은 무차별적인 재건축 허가는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현수 교수는 "재산권이나 주택시장 안정도 중요하지만 주택을 자꾸 투자의 대상으로 생각하니까 밀도만 올라가고 도시 품격이 없어진다"며 "이런 식의 정비사업이 과연 언제까지 가능할지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재건축의 개념을 바꿔서 공익성도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y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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