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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한류를 말한다](1) 한류, 베트남의 감성을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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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슈퍼주니어의 공연에 수많은 베트남 팬들이 운집해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다. 제공 | 베한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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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소녀팬들이 한국의 보이그룹 스누퍼를 향해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고 있다. 제공 | 베한타임스



베트남의 한류(韓流) 열풍은 매우 구조적이며 탄탄하다. 한국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가 좋다보니 한류는 베트남 사회 전반에 걸쳐 폭넓게 전파되고 있다. 베트남은 1억명에 육박하는 인구와 7%대의 경제성장률을 앞세워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베트남을 휩쓸고 있는 한류 열풍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정체된 한국경제가 새로운 돌파구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포츠서울이 4회에 걸쳐 베트남 한류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호치민 =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정진구] 호치민시 인문사회대학 한국어과에 재학 중인 쩐탕히엔씨는 휴대폰에 K팝을 늘 저장해 놓고 틈만 나면 듣곤 한다. 그가 가장 즐겨듣는 K팝은 BTS 등 아이돌 그룹의 히트곡 뿐만 아니라 힙합과 발라드 장르까지 다양하다. 히엔씨는 핌모이(Phimmoi.net)라는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한국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도 보고 있다. 히엔씨는 “베트남 TV에서도 한국드라마를 많이 방영하지만 최신 드라마를 보기는 어렵다. 인터넷에서는 대부분의 한국드라마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히엔씨처럼 많은 베트남들이 K팝과 드라마, 영화 등 한류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만큼 베트남에 한류 콘텐츠는 매우 대중화돼 있다. BTS, 트와이스, 뉴이스트, 워너원 등 국내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가진 아이돌이라면 대부분 베트남에서도 두꺼운 팬 층을 확보하고 있다. 한류 콘텐츠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지만 베트남의 한류 열기는 유독 뜨겁다. 그 원인에 대해 네이버 베트남의 박동진 법인장은 “베트남은 젊은 인구가 많기도 하고 문화적인 감성이 한국과 상당히 흡사하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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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이돌의 베트남 공연장 열기는 언제나 뜨겁기만 하다. 제공 | 베한타임스


◇ 팬덤 문화도 한국처럼
호치민시 푸년군에 위치한 한류테마 카페 ‘K스퀘어’는 지난 1월 얼마 전 해체한 한국의 아이돌그룹 워너원의 콘서트 실황을 중계했다. 루프탑에 대형스크린을 설치해 놓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만 홍보를 했는데 무려 400여명의 베트남 젊은이들이 이곳을 찾아 북새통을 이뤘다. 안전문제로 100여명은 아예 루프탑에 올라가지도 못했다. K스퀘어 민석기 대표는 “이처럼 많은 팬들이 몰린 것은 베트남내 워너원 팬클럽을 중심으로 자생적인 홍보가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의 팬덤 및 팬클럽 문화는 원래 조직적이지 않았다. 그런데 K팝이 본격적으로 상륙하면서 팬덤도 한국과 비슷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한류 드라마, 예능, 영화 등의 콘텐츠도 베트남에서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드라마의 경우 지난 1998년 ‘의가형제’를 시작으로 한국 드라마가 베트남에 상륙하기 시작했고 ‘별에서 온 그대’, ‘태양의 후예’ 등이 신드롬을 일으켰다. 최근 가장 큰 인기를 거둔 드라마는 지난 해 JTBC를 통해 방영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였다. 베트남 정규방송을 통해 정식으로 방영되지 않았음에도 젊은층의 입소문을 타며 인터넷TV를 통해 드라마가 급속히 확산됐다. 주연을 맡은 배우 정해인이 베트남에서 일약 스타로 급부상했고 드라마의 영향으로 ‘연하남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다. 올해는 SBS드라마 ‘황후의 품격’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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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한류테마 카페 ‘K스퀘어’ 옥상에서 대형스크린을 통해 워너원의 콘서트 실황이 중계되고 있다. 제공 | 베한타임스



◇ 베트남판 리메이크도 유행
한국영화도 등 플랫폼을 통해 베트남에서의 한류에 일조하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CGV, 롯데시네마는 베트남 관객들에게 통할 만한 최신 한국영화를 선정해 상영한다. 대표적인 영화가 ‘신과 함께’ 시리즈였다. 1편이었던 ‘신과 함께-죄와 벌’은 베트남에서 100만 달러 매출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한류 콘텐츠의 인기를 등에 업고 베트남 버전으로 리메이크하는 사례도 흔하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베트남판은 카난난수시, 가오타이하 등 베트남 최고 인기스타를 총동원해 화제를 낳았다. SBS의 인기 예능프로그램 ‘런닝맨’ 베트남판도 4월초부터 베트남 지상파방송인 HTV7에서 방영되고 있다. 이밖에 한국영화 ‘써니’, ‘수상한 그녀’, ‘과속스캔들’, ‘엽기적인 그녀’ 등이 모두 베트남에서 리메이크 됐고 배우 정준호는 자신의 대표작인 ‘두사부일체’ 베트남판 리메이크 제작을 위해 베트남을 자주 오가고 있다.

◇ 한류 열풍에 한국어도 한 몫
한류가 뜨면서 베트남인들 사이에서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한국어를 잘하면 취업시 급여를 50% 이상 더 받을 수 있다는 실리적인 측면도 있지만 K팝 가사를 이해하고 드라마나 영화를 보기 위해 한국어를 접하는 베트남 젊은이들도 많다.

지난 해 7월 호치민시에서 열린 정해인 팬미팅 행사에서 필자는 한국어가 베트남 한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직접 목격했다. 당시 행사가 열린 떤빈 육군극장에는 800여명의 베트남 팬들이 자리했다. 토크쇼 형태로 진행된 팬 미팅에서 별도의 통역이 있었지만 상당수 팬들은 정해인의 말에 곧바로 반응을 했다. 한국어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엔터테인먼트로 시작된 베트남의 한류가 이제는 한국어와 한국 전통 문화까지 이어지며 한류의 영역은 점점 더 확장되고 있다.
<베한타임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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