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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문 여는 은행 늘리고, 만화로 금융상품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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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모(32)씨는 은행 갈 일이 있을 때마다 속이 탄다. 보통 은행은 오전 9시~오후 4시까지 운영하는데 일과 시간에 자리를 비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로 점심시간을 이용해 가는데, 이 시간대 은행 점포에는 직장인들이 잔뜩 번호표 뽑고 기다리고 있기 일쑤다.

앞으로는 이씨 같은 직장인이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저녁 시간대나 주말에 영업하는 은행 점포가 늘어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 등을 담은 '금융소비자보호 종합 방안'을 18일 발표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번 방안은 주로 현장에서의 업무 관행이나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마련했다"고 했다.

◇어르신이 펀드 들면 자녀에게 안내

여태껏 은행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운영하는 게 기본이었다. 앞으로는 회사·상가 밀집 지역 등을 중심으로 저녁 시간대나 주말에도 문 여는 '탄력 점포'를 늘리기로 했다. 탄력 점포 수를 작년 말 기준 전국 733곳에서 올해 내에 986곳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기관 지점에 가기 전에 미리 예약해둘 수 있거나 스마트폰 등으로 '모바일 번호표'를 뽑을 수 있는 점포도 늘어난다. 작년 말 4052곳에서 연내 300곳 정도 늘어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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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접근성이 낮은 노인·장애인 등을 위해 주민센터(동사무소)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잘 안 쓰는 은행·보험 계좌에서 잠자는 돈(휴면 재산)을 지자체 사회복지 공무원 등의 신청으로 신청인 계좌에 넣어주는 방안을 행정안전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앞으로 고령층이 보험·펀드 등 금융 상품에 가입할 때 본인 희망 시 자녀 등 지정인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계약 사실을 알려주기로 했다. 일부 고령층이 제대로 이해 못 한 채 금융기관 직원의 권유를 받아 금융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부모님이 리스크가 큰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살 경우, 자녀가 한 번 더 따져볼 수 있게 된다. 필요하면 계약을 무를 수도 있다.

◇만화로 그린 상품설명서 추진

일반 소비자의 소소한 불편을 덜어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예를 들어 자동차보험 상해보험금 청구 시에 보험사가 직접 교통사고 처리 내역서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고객이 일일이 서류를 보낼 필요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신용카드 발급 때 각종 증빙 서류를 카드사가 대신 조회하는 방안도 시행된다.

지점에 안 가고 처리할 수 있는 업무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전체 보험사에서 연금보험 보험금을 지점에 안 가고 온라인·유선으로 청구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금리 인하 요구권이나 보험 보장 범위처럼 핵심 정보를 금융기관이 매년 주기적으로 안내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금융 상품 안내도 친절하고 알기 쉽게 바꾸기로 했다. 소비자가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이나 용어를 쉽게 바꾸고 그림이나 표, 질의응답(Q&A) 방식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소비자 이해를 돕기 위해 상품설명서를 만화로 그려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전화로 금융 상품 가입을 권유할 때 '업계 최저' '무조건' 같은 과장된 표현을 못 쓰도록 하고, 소비자에게 불리한 내용을 갑자기 빠르게 말하는 관행을 개선하는 내용 등의 가이드라인도 만들어진다.

◇금융 소비자 보호, CEO가 직접 책임

앞으로 금융기관의 소비자 보호를 총괄하는 '금융소비자보호협의회' 의장은 원칙적으로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맡기로 했다. 자산 규모가 크거나 민원 건수가 많은 회사에는 준법감시인과 별도로 금융소비자 보호 총괄책임자(CCO)도 두게 했다. 금융 당국은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 평가 시에 KPI 중 소비자 관련 항목 비중·구성 등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금융위·금감원은 전체 금융권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이 같은 방안이 잘 추진되는지 상시 점검하기로 했다. 또 다음 달부터 세부 추진 과제에 대한 추진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기훈 기자(m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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