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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맞은 ‘독립영화의 해방구’ 전주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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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일 열흘동안 전주 일대에서 열려

‘나폴리: 작은 갱들의 도시’로개막해

스킨헤드족 다룬 ‘스킨’이 폐막작

‘신의 은총으로’ ‘삽질’ 등 262편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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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의 해방구’ 전주국제영화제가 올해로 20돌을 맞아 성년식을 치른다. 지난 2000년 ‘대안, 독립, 디지털’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시작을 알린 전주영화제는 지난 20년 동안 국내외의 독립영화를 발굴·소개하는 역할을 하며 그 몫을 톡톡히 해왔다. 올해 영화제는 다음 달 2~11일까지 열흘 동안 전주 시내 일대에서 열린다. 성년식에 걸맞게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올해 상영작은 지난해보다 16편이 늘어난 262편(장편 202편·단편 60편)이다. 개막작은 클라우디오 조반네시 감독의 <나폴리: 작은 갱들의 도시>로 선정됐다. 마약 밀매를 하며 갱단으로 변모해가는 10대 소년들의 성장기를 다룬 작품으로,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각본상을 받았다. 폐막작은 기 나티브 감독의 <스킨>이다. 스킨헤드족이었던 실존 인물의 실화를 바탕으로, 폭력적인 삶에 찌들어 있던 한 인간이 거듭나는 구원의 이야기를 담았다.

18일 일반상영작 온라인 예매를 시작한 전주영화제의 티켓 구매를 둘러싸고 시네필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상용·장병원·김영진 프로그래머가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를 각각 선정해 추천한다. 혹시 매진되었다 해도 현장예매분을 노리면 되니 실망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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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프로그래머는 “이미 검증된 마스터즈 섹션 영화를 공략하라”고 조언한다. 예술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특히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신작 <신의 은총으로>를 눈여겨보자. 가톨릭 성직자의 아동 성 추문 문제를 다룬 이 영화는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감독상)을 받았다. 어린 시절 가톨릭 신부로부터 성적으로 학대 당했던 남성이 신부가 여전히 아이들과 활동하고 있음을 알고 행동에 나서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이 프로그래머는 “과거사를 회고하는 형식이 매우 독특한 데다 오종의 근작과 매우 다른 느낌이다. 영화적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찾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추천했다.

노라 핑샤이트 감독의 <도주하는 아이>도 강추 작품이다. 국제경쟁부문에 상영되는 이 영화는 육아시스템이 훌륭한 선진국에서도 그 시스템 안에서 해결되지 않는 정서장애·분노조절장애 아동의 상황을 그린다. 이 프로그래머는 “독일 여성감독의 첫 장편임에도 매우 섬세함이 뛰어나다. 이미 베를린 경쟁부문에 초청됐던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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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원 프로그래머는 영화에 대한 영화를 소개하는 전주만의 독특한 프로그램인 시네마톨로지 섹션에서 추천작을 골랐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 중 한 명인 버스터 키튼의 업적을 기리는 <위대한 버스터 키튼>은 키튼의 친구, 가족, 그리고 그에게 영향을 받은 여러 방면의 예술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버스터 키튼’에 대해 말한다. 장 프로그래머는 “키튼의 작품들이 놀라운 수준으로 복원돼, 대형화면에서 그 마법이 되살아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영화는 한 마디로 위대한 광대에 대한 위대한 코멘트라고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장 프로그래머는 캐나다 드니 코테 감독의 <유령 마을>도 기대작으로 꼽았다. 인구가 200여명뿐인 작은 외딴 마을에서 한 남자가 차 사고로 숨지게 되고, 마을 사람들이 사건의 비극적 전말에 관해 쉬쉬하며 침묵하는 상황을 그린다. 장 프로그래머는 “보이지 않는 유령은 우리 곁에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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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는 “전주의 간판 프로그램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상영작을 놓치지 말라”고 당부했다. 전설적인 무용수 이사도라 덩컨의 생애를 다룬 <이사도라의 아이들>(다미앙 매니블 감독), 평생 불과 싸운 도공의 장인정신을 세밀하게 기록한 다큐 <불숨>(고희영 감독) 등 4편이다.

이명박 정권 시절 온갖 비리의 상징인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실체, 그로 인해 죽어가는 강, 부역자와 저항자의 이야기를 담은 김병기 감독의 <삽질>도 기대작이다. 김 수석 프로그래머는 “박근혜 정부 시절 <자백>과 <노무현입니다> 등이 보여주듯 우리 사회의 정치·사회적 이슈를 정면으로 제기하는 다큐를 발굴하는 것도 전주영화제의 역할이었다. <삽질> 역시 그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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