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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굽이 굽이 옛 이야기…느릿느릿 옛 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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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가 가고 완연한 봄이다.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4월 걷기 좋은 여행길로 5곳을 추천했다.

봄기운을 느끼며 사색도 하고 건강도 챙기면 금상첨화다.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오고 갔던 대관령 옛길,

영남과 서울을 잇는 문경새재길,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인 하늘재길 등이다.

가족 친구 등 좋은 이와 함께 건강도 챙기고 사색도 하며 고즈넉한 산길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세계일보

# 나는 새도 넘기 힘들다는 문경새재길

충북 괴산군 연풍면과 경북 문경시 문경읍 사이에 있는 고개다. 조선 시대에 축성한 제1·2·3 관문과 부속 성벽이 있다. 백두대간(중 소백산맥)에 있는 1017m 높이의 조령산을 넘는 것이 고비다. 새재는 조령(鳥嶺)을 우리 말로 읽은 것으로, 나는 새도 넘기 힘든 고개라는 의미다. 과거에는 높고 험준한 고갯길이었지만 이제는 영남과 서울을 잇는 관문에 위치해 있는 데다 아름다운 옛길로 소문이 나면서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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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길 박물관에서 시작해 조령산과 주흘산을 넘어 충렬사까지 이르는 36㎞의 길은 누구나 부담 없이 걷기 좋은 코스다. 그중 일부 코스는 황톳길이어서 국내 최고의 트레킹 코스로 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코스경로:옛길박물관~제1관문~제2관문~제3관문(문경새재 도립공원)~조령산자연휴양림~고사리마을

▶거리:8.9㎞ ▶소요시간:3시간 30분 ▶난이도: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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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 충주 하늘재길

충주 풍경길 하늘재길은 충주와 영남의 관문인 문경을 잇는 옛 길로 문헌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이다. 영남과 서울을 잇는 죽령보다 2년이 빠르고 조령(문경새재) 보다 1000년이 빠르다. 1800년이 넘는 역사를 품은 길이 잘 보존돼 지금은 우리에게 숲길을 따라 걷는 힐링 산책로가 되었다. 길은 미륵대원지에서 출발해 하늘재 정상석까지 왕복 4.1㎞의 순환형 코스로 백두대간 고갯길 중 가장 나지막하고 난이도가 쉬운 길이다.

▶코스경로:충주 미륵대원지~미륵리 원터~미륵대원지 삼층석탑과 미완성 불두~연아닮은 소나무~하늘재 정상석

▶거리:4.1㎞ ▶소요시간:2시간 ▶난이도:쉬움

# 정철·김홍도가 사랑했던 대관령 옛길

대관령 고개를 따라 이어진 대관령 옛길은 선조들의 삶과 애환이 담겨있는 곳이다. 영동과 영서의 관문역할을 하던 이 길은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넘던 길이다. 송강 정철이 관동별곡의 영감을 받고, 또 김홍도가 풍경에 취해 산수화를 그리던 유서 깊은 옛길이다. 역사적 위인들의 숨결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는데 백두대간의 뿌리라 할 수 있는 태백산맥의 아름다운 자연까지 품으며 걸을 수 있다. 코스 중간 중간에 단오제의 주신을 모신 국사성황당이나 옛 주막을 복원한 초가집 등 흥미로운 볼거리도 만나볼 수 있다. 국가지정 명승 74호에 선정된 길이다.

▶코스경로:대관령 하행휴게소~풍해조림지~국사성황당~반정~옛주막터~우주선화장실~어흘리~바우길 게스트하우스

▶거리:14.3㎞ ▶소요시간:6시간 ▶난이도: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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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부상·선비들 울고 넘던 경북 죽령옛길

죽령옛길은 신라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옛길로 우리 선조들의 삶의 애환이 담긴 옛길이다. 예로부터 한양과 경상도를 잇는 최단 경로로 알려져 사람들이 힘들고 위험해도 이 험한 고개를 넘었다. 과거를 보기 위해 상경하는 선비, 봇짐과 행상을 차고 힘들게 걷는 보부상, 고을에 부임하는 관리 등 다양한 사람들이 걸음을 재촉하며 숨 가쁘게 걸었던 이 길엔 천년이 넘는 세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쌓여 현재에 이르고 있는 유래 깊은 길이다. 희방사역을 시작으로 소백산 자락을 따라 죽령 마루를 넘어 단양까지 이어진 길을 따라 걸으며 소백산맥의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옛길의 흔적이 남아있는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정겨운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코스경로:죽령옛길~용부원길~장림말길

▶거리:11.4㎞ ▶소요시간:3시간 30분

▶난이도: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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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도 숨을 만큼 깊은 고개 전남 장성새재길

장성새재는 전남 장성에서 전북 정읍으로 가고자 할 때 넘어야 하는 대표적인 옛고개다. 전남 장성군 북하면 신성리와 전북 정읍시 신정동을 이어주는 장성새재는 험준한 백암산(741m)과 입암산(626m) 사이에 절묘하게 숨어 있다. 대동여지도는 달도 숨어 안 보일 정도로 깊은 고개란 뜻으로 월은치(月隱峙)라고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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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과거를 보러 가던 호남 선비들이 장원의 꿈을 안고 고개를 넘었고, 한때는 군사작전도로로 이용됐다. 지금은 내장산국립공원 안에 포함돼 비교적 원형이 잘 남아 있다. 울창한 계곡을 끼고 있어 풍경이 수려하고, 길이 유순해 비교적인 편한 길이다.

▶코스경로:남창탐방지원센터~새재화장실~장성새재 갈림길~장성새재 고갯마루~입암공원지킴터

▶거리:5㎞ ▶소요시간:2시간 ▶난이도:쉬움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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