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시장 사과·갈등 수습
공론화 후 재설치 장소 선정
부산시와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는 17일 부산시의회를 추진기구로 하는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을 위한 부산시민 100인 원탁회의’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또 노동자상을 원탁회의에서 지정하는 장소에 5월1일 전까지 설치하기로 했다. 원탁회의 운영에 관한 세부적인 내용은 부산시의회와 건립특위가 협의하기로 했다. 부산시와 시민사회단체가 합의에 이르기까지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이 중재자 역할을 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노동자상 건립을 위해 모금하고 마음을 모은 시민과 노동자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준 박 의장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건립특위의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어려운 용단을 내린 오 시장에게 감사한다”며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는 데에는 민관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전날 오 시장과 건립특위의 면담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으나 이번 합의로 시와 시민사회단체의 갈등은 봉합됐다. 이에 따라 건립특위와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는 부산시청사 로비 농성을 풀었다.
이번 갈등은 부산시가 지난 12일 부산 동구 초량동 정발장군 동상 앞 인도에 있던 노동자상을 기습적으로 철거하면서 불거졌다. 부산시는 철거한 노동자상을 부산 남구 대연동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옮겨놓았다. 노동자상은 지난해 5월1일 건립특위가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하려던 것으로, 지금까지 공식적인 설치 장소를 찾지 못해 정발장군 동상 앞 인도에 임시로 놓여졌다.
건립특위는 부산시의 기습 철거에 항의해 지난 15일부터 노동자상 원위치 복원과 철거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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