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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빵심(心) 잡아라’ 백화점들 전국 유명 빵집 모시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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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유명 빵집 ‘성심당’은 지난해 5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단일 빵집 매출이 5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성심당이 처음이다. 1956년 대전역 근처 찐빵집에서 출발한 성심당은 ‘빵맛이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성장했다.

‘튀김소보로’ ‘부추빵’ 등 성심당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색다른 빵이 성공 비결이다. 주말이면 성심당 대전 본점, 롯데백화점 대전점 등 매장 4곳은 빵을 사러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손님으로 북적거린다. 롯데백화점 입점은 백화점이 성심당에 수차례 러브콜을 보낸 끝에 이뤄졌다.

조선비즈

성심당 제공



주요 백화점이 유명 빵집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성심당처럼 맛집으로 소문난 지역 빵집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빵을 사먹는 ‘빵집순례’가 유행할 정도로 빵집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백화점 매출에서 식품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데다가, 빵집이 식품관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어 백화점 3사가 이색 빵집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부산의 명물빵집으로 꼽히는 ‘이흥용과자점’을 이달 명동 본점에 입점시켰다. 지난 2014년 부산 센텀시티점 입점 이후 손님이 몰리자, 강남점에 이어 본점에도 매장을 연 것이다. ‘명란바게트’과 ‘오징어먹물빵’이 주력 제품이다. 현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임시매장을 연 부산 인기 빵집 ‘스콘집’은 일 평균 매출 1000만원을 올리고 있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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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도 시시때때로 바뀌는 소비자의 취향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식품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임시매장(팝업 스토어) 형태로 소문난 빵집을 점포별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인절미 콩고물을 묻힌 ‘인절미빵(사진)’으로 유명한 부산 빵집 ‘아슬란’의 팝업 스토어를 전주점, 대전점, 서울 잠실점 등에 연달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의 식품관 베이커리(빵류) 매출은 2017년 17%에 이어 지난해 9.6% 성장했다.

모객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2017년 본점에 들여온 부산 인기 빵집 ‘옵스’의 경우 한때 인당 빵 구매 개수를 제한해야 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서울 성수동에 거주하는 박희진(29)씨는 "‘빵 마니아’라 유명 빵집을 찾아다니는게 취미인데, 최근에는 서울 시내 백화점에도 지방 빵집이 들어와서 퇴근길에 자주 들린다"고 말했다.

동네빵집 입장에서도 백화점 입점은 인지도를 높이고 판매를 늘릴 수 있는 기회다. 대구 ‘삼송빵집’은 백화점 입점으로 성장 발판을 마련한 대표 사례다. 1957년 문을 연 이후 58년간 대구에서 매장 한 곳만 운영하던 삼송빵집은 2015년 현대백화점(069960)에 입점한 뒤 3년 만에 전국 37여개 매장을 지닌 브랜드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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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송빵집 ‘통옥수수빵’ / 삼송빵집 제공



백화점 식품관 MD(상품기획자)들은 평소 소셜미디어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최신 빵집 트렌드 파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 유명 빵집이나 디저트 가게를 직접 찾아가 빵을 먹어보는 것은 기본이다. 반응이 좋을 것 같은 빵집은 백화점 측에서 입점을 먼저 제안한다. 황상선 롯데백화점 베이커리 대표바이어는 "과거 해외 디저트 브랜드에 집중됐던 관심이 최근에는 국내 빵집으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빵집이 소셜미디어에서 입소문이 나면 인증샷을 찍기 위해 고객들이 몰려오고 식품관 내 다른 디저트 브랜드까지 덩달아 매출이 오르는 시너지 효과가 나기 때문에 빵집 유치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은 기자(jaeeun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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