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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한화 “관심 없다”…아시아나 M&A에 재계 표정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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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 황금알’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

대기업 물밑경쟁…누가 새 주인 되나

SK·한화 유력, 애경·신세계·CJ 등도 눈독

아시아나항공 매각 ‘1兆+α 매수전’ 본격화

이데일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3일과 12일 각각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를 찾은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사진=뉴시스·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매각 스케줄이 나오면 누구든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겠는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라는 큰 장을 앞두고 재계 전반의 시각이다. 재계 측 관계자는 “항공업은 워낙 진입장벽이 높아 매력적인 매물인 것이 맞다”며 “공식적으로 매각 절차에 돌입하면 기업들이 앞다퉈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작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떠오른 SK와 한화그룹은 “전혀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시아나는 양대 항공사 중 하나로 기업 체질을 바꿀 매물이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국내 2위 대형항공사(FSC)를 갖는 동시에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까지 계열사로 둘 수 있다.

다만 리스크도 적지 않다. 위기관리 긴장도가 높은 고난도 비즈니스인 데다 ‘부실’ 때문이다. 부채만 7조원이 넘고, 당장 올해 1조20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사업구조도 취약하다. 보유 항공기 84대 중 61대가 리스다. 연 2조5000억원 이상을 리스비로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통당국으로부터 일일이 인허가를 얻어야 하는 규제산업이기도 해 사업확장 메리트가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금력 앞선 SK, 지난해부터 인수설에 등장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는 SK그룹이다. 지난해 최규남 제주항공 전 대표를 글로벌사업개발담당 총괄부사장으로 영입하면서 항공사업 진출설이 나돌았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검토 안건이 올라갔다는 소문이 나오자 SK그룹 측은 인수설을 부인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SK그룹을 후보 1순위로 보고 있다.

자금력도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는 이유다. 지난해 만기 상환 용도가 아닌 순발행 회사채만 3조3000억원을 발행했고, 올해 들어서도 2조원이 넘는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유동성 상황이 탄탄하다는 게 금융업계 설명이다.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항공업에 진출할 경우 정유, 물류, 호텔, 면세점, 통신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작 SK그룹 측은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일각에서도 그룹 전반적으로 이미 대대적 투자에 나서고 있어 목돈을 투자할 계열사가 마땅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SK텔레콤은 ADT캡스 인수에 이어 5G 투자에 벌써 목돈을 썼다. SK이노베이션도 전기차용 배터리에 사활을 건 투자를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부터 실적 부진에 빠지면서 예정된 투자 로드맵을 따라가기도 벅차다.

◇한화, 항공엔진 제조로 매번 후보 거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항공기 엔진 부품을 생산하는 한화그룹도 유력 후보군이다. 항공기 주요 부품을 만드는 만큼, 항공운송사업을 하게되면 여러 측면에서 시너지가 높다는 평가다. 한화는 지난해 계열사를 통해 160억원을 LCC ‘에어로케이’에 투자했다가 사업면허가 반려로 투자금을 회수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항공사 M&A마다 매번 후보로 거론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SK그룹처럼 M&A를 통해 그룹 규모를 확장해왔다는 점, 김승연 회장이 항공 사업에 관심이 높다는 점도 유력 후보로 꼽히는 이유”라고 말했다.

다만 속내가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한화는 조만간 본입찰이 진행되는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를 결정한 상태로 연이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기에는 부담이다. 한화 역시 인수설을 부인했다. 한화 측은 “부품은 항공기제조업과 관련된 것이지 항공업과는 무관하다”면서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1위 LCC 제주항공을 가진 애경그룹도 인수 후보다. 아시아나를 인수하면 위상 자체가 달라진다. 전략적 투자자나 재무적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 신세계와 롯데, CJ도 유통·관광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 후보자들로 거론되고 있다.

◇ 각축전 예상…몸값 상승 막기 위해 ‘모르쇠’ 분석도

재계에선 이들 기업이 내부적으로는 인수를 면밀히 검토하며 득실을 따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서는 최소 1조원에서 2조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매각 지분의 현재 시장 가격이 3000억원을 상회하고, 여기에 계열사 지분과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어 매각할 경우 최소 1조원 이상은 필요할 것이라는 게 금융가와 재계의 계산이다.

때문에 인수전이 과열되면 매각 가격이 올라가는 만큼 몸값 상승을 막기 위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빈소에서 취재진들과 만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인수전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 긍정이나 부정도 하지 않았다.

재개 관계자는 “SK와 한화 등 기업들이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불필요한 사전 몸값 상승을 막기 위한 연막에 불과하다는 해석도 나온다”며 “아시아나항공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운송은 물론 유통, 통신, 에너지 등 다양한 업종에서 시장 판도가 확 달라질 수 있어 기업마다 주판알 튕기기에 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1조70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과 유상증자를 통한 경영정상화 등 투입되는 자금이 만만치 않아 예상외로 인수 후보자가 적을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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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