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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첫방]"내 얘기인가?"…'회사가기싫어' 직장人의 공감, 웃음으로 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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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POP=안태현 기자]“이거 내 이야기인가?”

지난 9일 첫 방송된 KBS2 초밀착 리얼 오피스 드라마 ‘회사 가기 싫어’(연출 조나은, 서주완/ 극본 박소영, 강원영)를 본다면 자연스럽게 “혹시 이거 내 이야기인가?”라는 생각부터 든다. 그만큼 리얼하게 또 밀접하게 회사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뜻. 하지만 그러면서도 ‘회사 가기 싫어’는 유쾌함을 잃지 않는다. 리얼해서 공감가고 웃겨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회사 가기 싫어’는 지난해 10월 종영한 6부작 파일럿 방송과 같이 ‘한다스 오피스’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다룬다. 2년차 막내사원 이유진(소주연)은 이제 3년차 사원이 됐다. 양선영(김국희), 박상욱(김중돈) 과장은 여전히 서로를 앙숙처럼 바라보고, 부조리의 대가 최영수(이황의) 부장은 꼰대의 모습을 끝까지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런 한다스 오피스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바로 신입사원 노지원(김관수)과 새로운 차장 강백호(김동완)의 등장이다. 신입사원 노지원의 입사로 이제 한다스의 막내를 벗어난 이유진. 하지만 노지원 또한 만만치 않은 캐릭터다. 선배 이유진의 식사 제안을 계속해 거절하는가하면 부장에게도 “혼자 점심 식사를 하겠다”고 선언하는 개인주의의 끝판왕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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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 차장은 더욱 막 나간다. 자신보다 연차도 높은 최영수 부장이 있지만, 그에게 연차보다 중요한 것은 직급일 뿐이다. 이에 강백호는 끊임없이 최영수와의 신경전을 벌인다. 사내 정치의 시작. 하지만 이내 최영수는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강백호에게 의지를 굽힌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취할 것은 취한다. 그 과정에서 ‘회사 가기 싫어’는 모든 직장인이라면 느낄 애환을 함께 그려낸다.

시대에 뒤떨어지면 결국 버려질 수밖에 없는 중년의 직장인들이 가지는 두려움과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소중한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 직장인의 애달픔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공감을 유도한다. 너무 리얼해서 근무 시간이 한 시간이나 늘어난 것 같은 느낌도 들지만, 간간히 스며든 유쾌함이 기분 좋게 다가온다.

드라마 외적인 부분도 눈길을 끌만한 요소다. 바로 타일러가 진행하는 ‘세 개의 눈’ 코너와 강유미가 진행하는 ‘직장생활백서’ 코너다. 드라마 중간 중간 캐릭터들의 인터뷰들이 채워지는 모큐멘터리적 요소와 함께 타일러가 한국의 직장문화와 외국의 직장문화가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는 토크쇼를 함께 믹스한 점은 꽤 높이 평가할 만한 신선한 도전이다.

‘회사 가기 싫어’는 KBS 드라마국이 아닌 시사교양국이 제작하는 드라마다. 연출을 맡은 조나은 PD도 드라마 감독이 아니다. ‘추적60분’,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등에 몸 담았던 PD, 즉 다큐멘터리 PD다. 그렇기에 ‘회사 가기 싫어’는 드라마적 부분이 여타의 작품들과는 다르게 상쇄되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시사교양국’에서 만드는 작품이기에 그만큼 리얼하고, 그렇기에 더욱 공감갈 수 있는 드라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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