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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미 국채 금리역전이 부른 ‘R의 공포’…파랗게 질린 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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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미국·유럽 증시 폭락 충격 도미노…코스피 1.92% ‘뚝’

일본 닛케이·상하이 종합·홍콩 항셍지수 등 주요 증시 줄줄이 급락

금리 역전은 경기하강 시그널…미 연준 금리인하 가능성도 제기



경향신문

코스피 하락폭 5개월 만에 최대치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42.09포인트(1.92%) 급락해 2144.86으로 거래를 마친 25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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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의 역전이 불러온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추락했다. 지난 주말 폭락한 뉴욕증시와 유럽증시의 부담을 아시아 증시가 견뎌내기는 힘들었다. 시장이 급변하면서 미국발 금리 인하론까지 제기된다.

25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2%인 42.09포인트 하락한 2144.86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 하락 폭과 하락률은 지난해 10월23일(55.61포인트·2.57%) 이후 약 5개월 만의 최대다. 코스닥 지수는 727.21로 마감, 전날보다 2.25%(16.76포인트) 급락했다. 원화도 약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1원 오른 1134.2원에 마감했다.

아시아증시도 온통 파랗게 질렸다. 상하이종합(-1.97%), 홍콩 항셍지수(-2.03%) 일본 닛케이(-3.01%) 등이 줄줄이 하락했다. 대만, 인도, 말레이시아 증시도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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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미국의 금리 역전 현상은 계속됐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한국시간) 현재 미 국채 3개월물 금리는 2.453%로 10년물 금리(2.435%)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시장이 정상일 때는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금리가 높다. 만기가 길면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단기 채권 금리가 장기 채권 금리보다 높아지는 것(금리 역전)은 향후 저물가나 경기둔화 우려가 있을 때 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미 국채 3개월물과 10년물 간 금리 역전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7년 8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투자자문회사인 비앙코리서치는 지난 50년간 미 국채 10년물과 3개월물 금리 역전 상태가 10일 지속되면 평균 311일 이후에 경기하강이 시작된다고 분석했다.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이미 미 국채 2년물과 3년물 간 금리역전이 시작됐다. 2년물과 5년물 금리가 뒤집힌 데 이어 최근에는 2년물과 10년물도 역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경기침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라 지난해 중반부터 서서히 확장돼 왔다는 의미다. 그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 동결과 자산축소 중단 등 강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인 시그널을 보낸 것이 결정타가 됐다. 연준이 향후 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급락했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하로 선회할 것이라는 관측이 급속도로 강화되고 있다”며 “단기금융시장에서는 올해는 0.7차례, 2020년에는 2차례 금리 인하를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이 신문은 “만약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4%를 하회하고 충분한 고용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르면 올 6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무디스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한국은행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참석해 “지난주 금요일 글로벌 경기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다소 높아졌다”며 “(원론적으로는) 상황이 많이 나쁘다면 금리 인하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금리 역전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반 경기 저점 여부가 확인되기 전까지 미국은 국채 10년물과 정책금리 간 역전이, 한국도 3년물과 기준금리 간 역전 시도가 예상된다”며 “각국 정부가 재정정책으로 경기둔화를 막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장단기 금리 차만 보면 시장이 이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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