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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北 최고존엄 상부지시도 트럼프 트윗에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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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북측 복귀했지만 정상화는 아냐"

중앙일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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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개성공단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전격 철수했던 북한이 25일 일부 인원을 복귀시켜 정상근무중이라고 통일부가 밝혔다. 지난 22일 "상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모든 인원이 철수한 지 3일 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측 연락사무소 일부 인원 4~5명이 오전 8시10분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로 출근해 근무 중"이라며 "북측은 평소대로 교대근무 차 (평양에서) 내려왔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어 평소처럼 남북 연락대표 간 협의를 진행했으며 북측은 "연락사무소가 북남(남북)공동선언의 지향에 맞게 사업을 잘 해 나가야한다는 뜻에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측 복귀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정상 운영될 것이며, 향후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본연의 기능을 계속 수행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연락사무소의 완전한 정상화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 당국자는 "북측 연락사무소장과 소장 대리는 이날 출근하지 않았다"며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북측 연락사무소가 정상 운영됐을 때 북한에선 10명 안팎이 근무했다고 한다. 지금은 절반 가량만 근무 중이고, 소장 대리 등이 복귀하지 않은 만큼 완전한 정상화로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남북 연락관 접촉 등의 협의 채널은 정상화돼 가동 중"이라며 "북측의 복귀 상황을 추가적으로 파악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측의 복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제재 철회 트위터가 있은 후 이틀 만에 이뤄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달래는 신호를 보내자 북한이 태도를 누그러뜨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럴 경우 북한의 대남 정책은 트럼프 대통령이 좌우한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나 북한이나 서로 '오락가락' 정책으로 상대에게 공을 넘기고 있다는 관측도 나올 수 있게 된다. 미 재무부가 대북제재를 발표한 지 하루만에 이를 철회했다고 공언한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를 뜻하는 '상부의 지시'로 철수한다고 통보한 뒤 사흘 만에 일부 인원을 다시 연락사무소에 내보는 북한이나 닮은꼴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속내가 무엇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대북 전문가들과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서 다수다. 북측이 '상부의 지시'로 철수했다가 3일 만에 이를 걷어들이는 것이 전례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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