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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뮬러특검 '러스캔들' 2년수사 결론.."트럼프 혐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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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 도착한 뒤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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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러시아와 결탁했는지 여부를 조사하던 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뮬러 특검팀은 약 2년간의 조사 끝에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결탁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으며 그가 조사를 막기 위해 사법방해 행위를 저질렀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인지 유죄인지 판단하지 않기로 했다.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하원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에게 4쪽 분량의 특검수사 결과 요약본을 보냈다. 특검팀은 지난 2017년 5월 17일에 수사를 시작한 이후 2800건 이상의 소환장과 약 500건의 수색영장을 발부했으며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선대본부장을 비롯해 34명의 개인과 3개 기업을 기소했다.

■러시아와 결탁 증거 없어, 사법방해 판단은 보류
수사 요약본은 크게 2가지 사안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바 장관은 우선 대선 기간 동안 트럼프 선거 캠프와 러시아가 결탁했다는 의혹에 대해 특검이 "트럼프 캠프나 캠프와 연관된 누군가가 2016년 대선에 영향을 끼칠 목적으로 러시아와 공모 혹은 조율한 혐의를 밝혀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러시아가 대선 당시 사회 불안 조장 목적으로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가짜 정보를 유포했고,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 진영의 컴퓨터를 해킹해 클린턴 후보의 e메일 정보를 위키리크스를 통해 퍼뜨렸다면 서도 트럼프 캠프와 공모한 혐의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특검은 "러시아와 연계된 개인들이 트럼프 캠프를 돕겠다고 여러 번 제의하기는 했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조사 과정에서 러시아인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가 2016년 6월에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과 사위를 만나 민주당 진영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자는 제안을 했다고 밝혀냈다. 트럼프 캠프의 외교고문이었던 조지 파파도풀로스는 같은해 5월 영국 런던에서 호주 외교관에게 러시아측이 클린턴 후보를 정치적으로 더럽힐 정보를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검은 수사의 2번째 주제인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판단을 미뤘다. 바 장관은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와 관련된 증거들을 수사 보고서에 정리했고 법적으로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수사 결과에 대해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무죄라고 판단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 9일에 당시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던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경질해 수사를 방해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바 장관은 "나와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차관은 특검 조사에서 나온 증거들은 대통령이 사법방해죄를 범했다는 사실을 규명하기에 충분치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우리의 결정은 현직 대통령의 형사기소를 둘러싼 헌법적 고려와 무관하게 내려진 것"이라고 못박았다.

■트럼프 "나는 무죄", 야권은 ‘못 믿겠다’
자신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수사 결과가 알려지자 트위터에다 "공모도, 방해도 없었다. 완전하고 전체적으로 무죄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적었다. 이는 수사 요약본과 다른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DC로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랜 조사 후에, 너무도 많은 이들이 심하게 상처받은 이후에, 그리고 많은 나쁜 일들이 일어난 반대편에 대해서는 들여다보지도 않은 후에, 러시아와 공모는 없었다고 발표됐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공모 혐의에 대해 "가장 터무니없는 처사"라며 "완전하고 전면적인 무죄 입증"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러한 일을 겪어야 했다는 것, 솔직히 말하면 여러분들의 대통령이 이러한 일을 겪어야 했다는 것이 유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백악관에 도착한 이후 "여러분께 단지 이렇게 말하고 싶다.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곳이다"고 말했다.

같은날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캘리포니아주)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뉴욕주)는 공동 성명을 내고 특검에 트럼프 정부의 입김이 들어갔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바 장관이 특검 수사에 비우호적인 편향을 보여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는 중립적인 관찰자가 아니며 수사 보고서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입장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무죄"라고 말한 점에 대해 "특검 수사 결과와 배치되는 주장이며 신뢰성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당의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뉴욕주)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바 장관이 요약본이 아닌 완전한 특검 수사 보고서 전체를 공개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소송을 통해 "대법원까지 가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도 글을 올려 "조만간 바 장관을 하원 법사위원들 앞에서 증언하게 하겠다"고 경고했다.

바 장관은 수사 요약본을 제출하며 추가 기소가 없다고 밝혀 특검 수사가 종료됐다고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록 특검 수사가 끝났지만 여전히 포르노 배우 2명과 성관계 이후 대선 당시 입막음을 위해 돈을 지불하면서 선거자금법을 어겼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뉴욕주 검찰이 이를 조사 중이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특검 종료가 "트럼프 대통령의 상당한 정치적 승리"라며 그가 2020년 대선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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