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 공모 혐의’ 벗었다

특검 보고서, 내통의혹 못 밝혀

민주 “특검자료 전면공개” 요구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진영과 러시아와의 내통 및 공모 의혹이 제기돼 특검 조사까지 이뤄졌지만, 결국 주요 사실에 대한 혐의는 입증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특검팀은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약 2년에 걸친 특검활동이 사실상 ‘무위’로 그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는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 ▶관련기사 3면

이는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하원 법사위에 제출한 특검 수사결과 보고서 요약본에서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로버트 뮬러 특검팀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선거캠프 관계자들이 러시아와 공모 및 결탁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 특검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 출신인 로버트 뮬러가 특검으로 임명된 지난 2017년 5월 이후 약 22개월만이다.

바 장관은 “이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죄임을 밝힌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판단에 대해 자신과 로드 로즌스타인 부장관에게 남겨뒀다고 전했다.

요약본은 4장 분량의 서한 형식으로, 민주당 소속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수사 결과 보고서 관련 요약본을 ‘매우 간단한 서한’ 형태로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제출받았다.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로 불려온 이번 사건의 양대 쟁점인 트럼프-러시아 간 내통 의혹 및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 모두 명쾌하게 입증되지 못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플랜 가동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민주당 일각에서 거론돼 온 탄핵론도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뮬러 특검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정치적 승리를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요약본 내용이 알려진 직후 트윗과 기자 일문일답을 통해 “공모도 사법 방해도 없었다”며 “완전하고 전면적인 무죄 입증”이라고 밝혔다. 사실상의 ‘승리 선언’이다.

하지만 정치권의 공방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검팀이 러시아와의 공모 및 내통 혐의에 대해서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고, 사법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판단 유보’라는 정치적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대법원까지 갈 것”이라며 특검 자료의 전면적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이 대대적인 정치 쟁점화를 이어갈 기세여서 향후 대선 정국에서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민주당 소속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법무부가 특검 보고서의 전면 공개를 거부할 경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뮬러 특검팀은 2017년 5월17일 수사를 시작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 등 개인 34명과 기업 3곳을 기소했다.

장연주 기자/yeonjo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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