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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경호원 총이 뭐길래...박정희· 레이건· 문재인의 총 [박태훈의 스토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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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훈의 스토리뉴스] 문 대통령 경호원 총기 노출로 본 역대 사례

문세광 저격 때 박종규· 박상범, 총들고 단상앞으로 돌진 /레이건 저격 때 우지 기관총 번개처럼 빼내 막아선 경호원/문 대통령 대구 방문 때 경호원, 옷 속에서 KP5K 만지작 /경호원 양복 단추 채웠다가 '총을 빨리 뺄 수 있을까' 지적도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의 재래시장을 방문했을 때 청와대 경호원이 심각한 표정으로 기관단총(사진 왼쪽 우지, 오른쪽 KP5K)에 손을 대고 있는 사진을 놓고 24일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과 청와대측이 공방을 펼쳤다.

하 최고위원은 "(전문가들 말로는) 대통령 근접경호시 무장 테러 상황 아니면 기관총은 가방에서 꺼내지 않는다고 한다"며 이번 일은 '국민에게 위압감을 주는 과잉경호'가 아닌가라고 의심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검색을 실시할 수 없는 재래시장이었던 점 등에 따라 취해진 통상경호였다"며 "이는 역대 대통령 경호 때와 같은 수준의 경호였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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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우와 수위는 다르지만 대한민국 대통령 경호원이 공개적으로 총을 빼들고 쏜 적까지 있다. 미국 대통령 경호원도 대로변에서 기관단총을 꺼내 발사 자세를 취해 세계 뉴스를 뒤흔든 예도 있었다.

◆ 1974년 8월 15일 문세광 저격 때 박종규· 박상범 권총 빼들어...각국의 경호교육 사례로 활용

박정희 정권 실력자였던 박종규 전 경호실장은 5·16쿠데타 때 박정희 소장 경호 총책임자를 맡은 이래 1974년 8월 물러날 때까지 박정희 안위를 책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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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쿠데타 직후 권총을 차고 박정희 옆에 서 있던 박종규 모습은 군사쿠데타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유명하다. 대통령 심기까지 경호하겠다며 권총에 자주 손을 댔던 탓에 '피스톨 박'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던 박 실장이 국민들앞에 총을 뽑아든 적(위 사진)이 있었다.

1974년 8월1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던 광복절 기념식 도중 재일교포 문세광이 권총으로 박정희 암살을 시도했다. 총소리가 나자 박종규 실장은 거침없이 앞으로 달려나가 권총을 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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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범 경호원(위 사진 연설대 앞)도 망설이지 않고 권총을 들고 박정희가 있던 연설대 앞을 막아섰다.

박종규, 박상범이 총을 쏘는 곳으로 곧장 달려가 권총을 빼든 것은 '본능을 거스리는 행위'였다. 사람이라면 순간 움찔한 뒤 대응하지만 박종규와 박상범은 그러한 과정을 생략했다.

이들의 행동은 철저한 교육과 정신무장으로 본능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례 중 하나로 소개됐으며 미국 등 몇 몇 국가 VIP 경호 교육에도 활용됐다.

박종규 실장은 대통령 영부인 저격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10·26때도 살아남었던 박상범 경호원은 김영삼 정부시절 대통령 경호실장을 지낸 뒤 은퇴했다.

◆ 1981년 3월 30일 레이건 저격 때 美경호원 완코, 우지 기관총 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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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3월 30일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나오던 중 존 힝클리로부터 총격을 받았다.

대통령 경호원(재무부 비밀경호국 USSS)이 잽싸게 레이건을 낚아채 방탄차량 안으로 밀어 넣고 현장을 빠져나갔고 이와 동시에 다른 경호원들은 총을 꺼내들고, 응사자세를 취하고, 힝클리를 덮쳤다.

레이건 저격사건과 관련해 가장 유명한 사진은 USSS요원 로버트 완코가 서류가방에서 이스라엘제 우지 기관단총을 꺼내 오른손으로 든 채 주변 경계를 지시하고 있는 장면이다. 그가 든 기관총은 미니 우지로 휴대가 간편해 경호원들이 많이 애용했다.

◆ 2019년 3월 22일 문재인 대통령, MP5인 듯한 기관총 방아쇠에 손...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은 민생현장 방문의 일환으로 대구의 유명 재래시장인 칠성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시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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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청와대 경호원인 듯한 인물이 기관단총 방아쇠에 손을 집어 넣은 채 사주경계를 하는 사진이 SNS를 통해 퍼져 나갔다. 대통령 행사 때 경호원이 총기를 노출하거나 총을 잡고 있는 것은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었기에 '과잉경호', '위협적 행동'이라는 지적과 함께 '합성사진 아니면 이럴리 없다'는 말이 나돌았다.

"합성사진인지 아닌지 청와대는 밝혀라"는 하태경 의원 요구에 청와대는 "진짜다"며 경호환경에 따른 정당한 행위였다고 설명했다.

◆ 대통령 경호원 서류가방 속에는 MP5K 기관단총이...글록19, 베레타 PX4 권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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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경호처 총기류 종류는 비밀에 속한다.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지만 현재 대통령 경호원들은 휴대용 기관단총으로 MP5K, 경호용 기관단총으로 M16A3, 권총으로는 글록19와 이탈리아제 베레타 PX4 등을 사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행사 때 경호원이 들고 있는 서류가방은 MP5K를 집어 넣은 것으로 즉각 사격과 방탄을 겸하는 용도로 전해졌다.

◆ 양복단추 잠근 채 대통령 근접경호...그럼 총은 언제 뽑느냐 지적도

2017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 등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했다. 그해 9월 19일 뉴욕 교통체증으로 일정에 차질을 빚자 문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다음 장소까지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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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경호원들에게 비상이 걸렸고 문 대통령은 경호원들에게 에워싸인 채 3블록을 걸어서 이동했다.

당시 주영훈 경호처장 등 대통령 근접 경호원들은 양복 상의 단추를 모두 채운 반면 미국에서 지원나온 경호원들은 단추를 채우지 않고 걸어가는 사진이 공개 됐다. 그러자 일부 경호전문가들은 '긴급사태가 발생하면 빨리 총을 뽑아야 하는데, 단추를 채운 상태라면 어떻게...'라며 이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내 놓았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세계일보 자료· 청와대 제공· 하태경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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