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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작은 폭발 이미 여러 번…中공단 대형 폭발에 "시한폭탄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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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차례 벌금·경고에도 계속 가동…"생계 때문에 위험 감수"

연합뉴스

21일 밤에 항공촬영한 장쑤성 옌청시 공단 폭발 현장 [신화=연합뉴스]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 장쑤성의 농약 공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적어도 64명이 숨지고 640명이 다치자 인근 주민들은 "시한폭탄이 터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2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21일 오후 장쑤성 옌청시 샹수이현 화학공단의 농약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기 전에도 이곳에서는 작은 폭발사고가 있었으나, 많은 주민은 공장에 일을 나가야 했기에 위험을 무릅썼다.

장쑤톈자이화학의 소유주와 관리자들은 여러 차례 벌금을 부과받고 경고를 받았지만, 공장을 계속 운영할 수 있었다고 응급관리부 조사관들은 말했다.

응급관리부 공식 웨이보 계정은 이번 사고를 "비극"이라고 칭하면서 "일부 지방 정부와 기업들이 과거에 일어난 사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안전 향상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아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샹수이현 화학공단에서는 2007년 개설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폭발사고로 7명이 사망한 적도 있다.

공단 인근 마을인 왕상에 자신의 아버지가 산다는 쉬메이는 지역 주민들이 위험을 알고 있었지만, 공단이 생계를 해결해줬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에도 여러 차례 작은 폭발이 있었다"면서 "모두가 위험하다는 걸 알았지만 이런 재난이 일어날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또 공장 덕분에 우리는 일자리를 얻었고 형편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공단에서 1㎞ 떨어진 왕상에서 살다 더 멀리 이사했지만, 아버지는 남았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이번 폭발의 여파로 왕상에 있는 건물 유리창이 산산조각이 나는 동영상이 널리 공유됐다.

왕상 출신인 또 다른 주민 주샤오잉은 공단이 "시한폭탄"이라면서 정부가 주거지 가까운 곳에 공단 건설을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7년 즈음 공단이 세워졌을 때 난 시한폭탄이라고 생각했다. 우린 반대의 목소리를 냈지만, 소용없었다. 그래서 멀리 이사 갔다"면서 "결국 참혹한 일이 터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한편 인터넷 이용자들은 샹수이현 정부가 2007년 폭발사고를 덮으려고 기자들을 (호텔에) 가두거나 매수하려 했다는 2011년 기사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날 낮 12시 현재 위중한 환자는 19명이며 중증 환자는 98명이라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국무원이 파견한 조사관들은 폭발 원인을 최대한 빨리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원은 이번 사고 조사에서 "돌 하나까지 다 들춰볼 것"이라고 다짐했으며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원은 위험 화학물질의 생산과 보관에 대한 관리 감독과 함께 안전 규제 집행을 강화하라고 요구했으며, 다양한 산업 분야의 안전 위해 요소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을 명령했다.

옌청시 샹수이현 화학공단의 폭발사고가 일어난 21일 같은 장쑤성의 양저우(揚州)시에서는 건물의 임시 가설물 추락 사고로 작업 중이던 인부 6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했다.

중국에서는 광산 사고에서부터 공장 화재까지 잇따른 산업현장 사고로 공분이 일었다.

2015년에는 톈진의 화학창고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 165명이 숨졌다.

지난해 11월에는 허베이성의 화학공장 입구에서 가연성 물질을 실은 배송하던 차량이 폭발해 23명이 사망했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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