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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9·13 처방'받은지 반년… 송파는 통했지만, 금천엔 안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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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같은 처방 다른 효과
급등했던 송파·강남·강동
빨리 오른만큼 빠르게 빠졌지만 오름폭 적었던 금천·은평·중랑..누적변동률 1% 이상 상승
유동성 축소 영향도 더해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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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13 대책 이후 서울 송파, 강남, 강동구 등이 누적 변동률로 1% 이상 하락할 때, 금천, 은평, 중랑구 등은 반대로 누적 변동률 1%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냈다.

지난 11월부터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줄곧 하락세를 기록, 수억원이 떨어진 '급매' 물건이 시장에 나오고 매주 가격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계단식 하락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부 지역은 오히려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투기 보다는 실수요가 많은 지역은 집값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내에서도 투기지역과 투기지역이 아닌 곳의 대출한도 차이 등으로 가격 변동률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금천, 은평, 중랑은 오히려 상승

2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8년 11월 9일 대비 이달 15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변동률을 집계한 결과 송파구의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떨어져 -3.14%를 기록했다. 이어 강남구 -1.87%, 강동구 -1.05%가 서울의 평균 -0.42%보다 많이 떨어졌다. 이는 곧 3개 구에서 급격히 하락한 매매가격 변동률이 서울이 전체 평균을 '마이너스'로 끌어내렸다는 말이다. 이 밖에 누적변동률로 하락을 나타낸 지역은 양천구(-0.30%), 서초구(-0.19%)에 불과하다.

반면 금천구는 같은 기간 동안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히려 1.68% 올랐다. 은평구도 1.55%, 중랑구도 1.51%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지난해 9월 이전과 같은 급승세만 조금 꺾였을 뿐 하락폭이 커졌다고 해도 누적변동률로는 여전히 상승을 기록한 셈이다.

가격이 급락한 지역들은 9·13 대책 이전 가격이 급등했던 지역이다. 바꿔 말해 금천, 은평, 중랑구 등은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는 말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 팀장은 "누적변동률이 여전히 상승인 지역은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대출규제 영향권에서 벗어난 곳"이라면서 "또 서울 외곽지역들은 뒤늦게 오름세를 타는 경향이 있고, 투자심리는 많이 꺾였지만 실수요 위주로 거래되는 일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금·대출 규제로 투기지역 급락

서울 내에서도 아파트 가격 변동률 격차가 큰 것은 '규제의 역설'이라는 분석도 있다. 강남, 서초, 송파, 양천, 강동, 마포, 용산, 강서, 영등포, 동작, 종로, 중, 노원, 동대문 ,성동구 등 15개구는 투기지역이고 나머지는 투기과열지구로 나뉘어 있어서다.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모두 40%로 낮아진 가운데, 투기지역이 되면 추가로 주택담보대출 건수가 개인당 1건에서 가구당 1건으로 대폭 축소되고 만기연장도 제한된다. 사실상 추가 대출을 막은 셈이다. 반면, 투기과열지구에서는 기존 주담대가 1건 이상 있다면 한도가 30%로 축소되는 수준이다. 실제 9·13 대책 이후 매매가격 변동률이 가장 높았던 금천, 은평, 중랑구는 모두 투기지역에 해당되지 않는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규제에 따라 유동성이 단기간에 축소된 지역들은 9·13 대책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면서 "그동안 급등했던 지역들은 차액을 보려는 투자 수요도 그만큼 많이 유입됐는데 대출 강화, 유동성 축소, 세제 강화가 겹치니 수요도 한번에 빠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 대부분 지역 아파트 가격이 여전히 누적변동률도 상승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시장의 관성'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속도를 내서 달리다가 한번에 딱 멈출수 없는 관성이 시장에도 있기 때문에 강남권이나 한강변 등에 비해 늦에 오른 지역들은 서서히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중"이라면서 "최근 매매가격 조정에 있어서 강남에 비해 강북의 낙폭이 덜한 것도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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