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적외선 감지 생쥐 나왔다…깜깜한 밤에도 사물 식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SF 영화 '리딕'에 등장하는 주인공 리딕은 우주 감옥에서 눈 수술을 받고 어둠 속에서도 주변 사물을 인지할 수 있는 눈을 갖게 된다. 최근 중국 연구진이 리딕처럼 밤에도 세상을 볼 수 있는 '슈퍼 눈'을 갖고 있는 쥐를 만드는 데 성공하면서 영화를 현실로 만들었다. 중국과학기술대 연구진은 적외선 파장을 가시광선으로 바꿀 수 있는 나노입자를 개발한 뒤 이를 쥐 눈에 주입하는 데 성공했다. 쥐는 적외선을 이용해 어둠 속에서도 사물을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에 게재됐다.

적외선은 700㎚(1㎚는 10억분의 1m)~1㎜ 파장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가시광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과 쥐를 비롯한 포유류는 적외선을 볼 수 없다. 연구진은 980㎚ 파장을 흡수해 이보다 짧은 535㎚의 광자(빛 알갱이)를 방출하는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적외선 영역에서 나오는 빛을 가시광선 영역으로 바꿔주는 입자인 셈이다.

연구진은 이 나노입자를 광수용체와 결합하는 단백질에 붙인 뒤 이를 쥐에게 주입했다. 광수용체는 눈에 있는 세포로 빛을 전기신호로 바꿔주는 기능을 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나노입자는 성공적으로 광수용체에 달라붙었고 적외선에 반응해 전기신호를 생산하며 이를 뇌의 시각 처리 영역으로 전달했다.

나노입자를 주입한 쥐는 과연 어둠 속에서 흘러나오는 적외선을 감지할 수 있을까. 연구진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쥐에게 두 개 박스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하나는 어두운 박스, 다른 하나는 적외선이 비치는 박스였다. 쥐는 야행성인 만큼 어두운 박스를 안전하다고 여긴다. 평범한 쥐는 두 박스를 똑같이 선택했다. 둘 다 어둡게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노입자를 넣은 쥐는 어두운 박스를 선택했다. 적외선이 비치는 박스를 '밝다'고 여긴 것이다. 두 번째 실험에서 연구진은 녹색광을 보여주면서 전기충격을 줬다. '빛'에 공포감을 갖도록 한 것이다. 그러자 나노입자를 주입한 생쥐는 적외선이 켜져 있는 상태에서 전기충격을 받을 때와 같은 공포감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적외선을 감지했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수중 미로'를 만든 뒤 쥐가 물에서 나올 수 있는 통로에 빛을 비춰줬다. 평범한 쥐는 안전한 통로에 빛을 비출 때만 미로를 빠져나왔는데 변형 쥐는 적외선을 비춰줘도 통로를 빠져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적외선을 볼 수 있으면 야간에도 사물이나 사람을 인지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군사작전 등에 적용될 수 있을것으로 기대했다.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