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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北, 25일 개성 정상근무 협의..남북관계는 여전히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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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개성사무소 철수했지만 우리측 인원 정상근무는 협의 마쳐

北매체, 개성 철수엔 여전히 침묵..한미공조 비난하며 南압박

이데일리

개성 남북연락사무소(통일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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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북한이 지난 22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하면서 남북 관계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다만 북측은 우리 측이 개성 연락사무소에서 체류하며 근무하는 것에는 토를 달지 않아 전격적으로 관계가 회복될 여지도 남았다.

24일 통일부에 따르면 개성 남북연락사무소에는 직원 9명, 지원 인력 16명 등 25명이 근무 중이다. 주말에는 직원 2~3명과 현대아산 직원, 개성 내 숙박·시설 관계자 등 10여명이 근무하지만 우리 정부는 비상 상황 속에서 근무 인원을 늘렸다.

통일부는 이날 “북측 관계기관과 협의가 마무리 되어 25일 개성 공동연락사무소에 근무할 인원들의 출경은 정상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쪽 운영이 불가피하지만 북측이 이마저도 ‘불가’ 통보를 하지 않은 것은 관계 정상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측은 이와 별개로 우리 정부에 대한 비난 공세를 유지하는 중이다. 대외 선전매체 ‘우리 민족끼리’는 “한심한 것은 미국과 공조하여 평화체제 구축과 북남협력을 꿈꾸는 남조선 당국의 태도”라며 “남조선이 미국과 공조해야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통일신보 역시 23일 “남조선 당국자들이 떠드는 ‘대북제재의 틀 내에서의 남북협력사업’은 북남관계 개선과 협력에 불필요한 외세의 개입만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자들이 중재자 역할, 촉진자 역할을 떠드는 것도 미국의 승인과 지시가 없으면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는 자기 처지도 의식하지 못하는 주제넘은 처사”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북미 관계가 베트남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냉각기를 가지면서 진전을 보이지 못하자 우리 측을 자극해 문제를 풀려는 의도로 보인다.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공조하에 제재의 틀을 유지하면서 ‘중재자’ 역할을 하려는 데에 거부감을 보이는 것이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들은 23일에 이어 24일까지도 개성 연락사무소에서 북측 인원들이 철수한 사실을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개성 연락사무소 인력 철수는 철저하게 외부용 소식인 셈이다.

다만 우리 정부 역시 이에 대응할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해 사태가 더욱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부는 24일 오후 천해성 차관 주재로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전날도 1시간가량 상황점검 회의를 하며 대응 방안을 논의한 바 있지만 해결책 도출에 실패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지속할지 매우 심각하게 고민하는 과정에서 북한은 한국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미 설득을 압박하기 위해 북측 인원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 전에 정부가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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