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北美 '톱다운'으로 막힌 대화 '톱다운'으로 푸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트럼프, 대북 추가제재 철회 지시
또다시 톱다운 방식으로 교착국면 해소 가능성
"北 당장 허리 숙이지 않고 장기전 돌입 가능성 커"


파이낸셜뉴스

'하노이 회담' 결렬 후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웃는 얼굴로 악수하며 이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추가제재의 철회를 지시하면서 이른바 '톱다운(top-down)'을 통한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북·미는 앞서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2차 북·미정상회담을 '결렬'로 마무리 한 바 있다. 회담 결렬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로 인해 '톱다운' 방식의 북·미 대화 한계가 지적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온 전략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떤 식으로 화?할 지 관심을 모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재무부가 오늘 추가적으로 대규모 대북제재를 한다고 발표했다"면서 "나는 오늘 추가 제재의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북한이 전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수를 돌연 선언한 가운데 취해진 것이다.

북한은 22일 개성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철수했다. 다만 남측 사무소의 잔류는 상관하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연락사무소는 그동안 남·북 간 상시 소통 창구로서 역할을 했다. 북한의 연락사무소 철수로 북·미에 이어 남·북 갈등이 심화될 우려가 제기됐다.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가 없이는 제재완화 또는 제재해제가 불가하다는 미국의 입장을 비판하며 북핵 협상 테이블에서 물러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런 북한의 행보에도 특별한 언급을 삼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위터를 통해 북한을 향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남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화답이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과의 핵협상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하지 않았다. 이는 핵협상의 지속 필요성에 공감하기 있기 때문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지난 해에도 보면 미국이 1~3월 총 3건의 대북제재를 발동했지만 3월말부터 7월까지는 한 건도 하지 않으면서 회담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미국은 회담이 지연 또는 중단되면 상대를 압박하고, 이번에도 그런 식으로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은 '톱다운' 방식 대화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 이벤트였다. 2차 북·미회담을 앞두고 북·미 양측은 수차례 고위급 및 실무급 협상을 진행, 의제와 요건 등을 준비했으나 결국 정상 간 만남에서 회담은 '결렬'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노딜'로 끝난 하노이 회담에서 '톱다운'의 한계를 경험한 북·미 양측은 기존의 톱다운 방식을 보강하는 형태로 대화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노이 회담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에서 갑자스럽게 '빅딜'을 요구했고 김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빅딜은 북한이 핵무기는 물론 탄도미사일 등 모든 대량살상무기(WMD)를 폐기하면 제재완화를 조치를 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현재까지도 북한의 빅딜 수용이 기본 대전제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으며, 남은 것은 미국의 의중을 파악한 북한이 이를 받아 들일 지 여부다.

홍 실장은 "재무부의 조치에 트럼프 대통령이 제동을 건 것으로, 두 지도자의 신비한 궁합을 통해 문제해결 여지가 있다는 북한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호응했다"며 "그러나 북한이 당장 허리를 숙이고 나오기 보다는 중국이나 러시아를 통해 충분히 지지배경을 확인한 뒤 장기전 모드로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