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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애플이 스티브 잡스의 전략에 맞서고 있다?[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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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고가 정책 변화 필요/지역에 따라 하드웨어 가격에 변화/동영상·TV 스트리밍 사업 문 두드리는 애플/유료 뉴스 구독, 신용카드 시장 진출/팀 쿡의 '서비스 퍼스트' 정책, 과연 통할까

세계일보

애플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 생전 모습. 그의 오른쪽엔 현 애플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이 앉아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18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는 ‘애플이 스티브 잡스의 실수에 맞서 싸우고 있다’는 제하 기사를 내보냈다. 아이폰(iPhone)의 폭발적인 성장기에 애플은 하드웨어 가격은 높게 유지하되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가격은 최대한 낮게 유지하는 스티브 잡스의 전략을 따랐고 그러한 전략은 애플의 매출과 이익을 기록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하드웨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아이폰 판매율은 주춤해졌다. 포브스는 스마트폰 시장이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애플이 스티브 잡스의 전략을 수정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드웨어 가격 변동 감지?

아이폰의 가격 결정과 관련해 애플은 인도에서는 저가 단말기를 포트폴리오에서 제거함으로써 평균 판매 가격을 올리려고 노력했지만, 자국 스마트폰의 소비가 많은 중국에서는 상당한 가격 인하를 단행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일관되게 유지해오던 정책에 변화를 주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구형 단말기의 보상판매(trade-in)을 통해 상당히 할인된 가격에 아이폰을 구매할 수 있다.

이처럼 애플은 아이폰 가격 정책을 변화시켜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시장 점유율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높은 가격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은 지속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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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show time.’ 오는 25일 열리는 애플의 스페셜 이벤트 초대장. 애플.


◇소프트웨어로 눈 돌린 애플, 넥플릭스에 도전장?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지난해 애플사의 미래는 ‘서비스 퍼스트’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 서비스 매출 목표를 2016년 410억 달러에서 2020년 820억 달러로 2배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애플은 이달 25일 오전 10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스페셜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서 동영상 스트리밍, 뉴스 구독, 애플 신용카드 등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수 년간 스트리밍 TV 사업을 준비해 왔으며 드라마, 코미디, 다큐멘터리, 어린이 프로그램 등 25개 이상의 오리지널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오프라 윈프리, 리즈 위더스푼 등 할리우드 스타들과 J.J. 에이브럼스, 스티븐 스필버그 등 유명 영화감독들이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의 스트리밍 TV 사업은 경쟁사도 애플의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유료로 판매할 수 있는 ‘가입형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쇼타임, HBO, 스타즈 등의 서비스 참여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러한 방식은 업계 최고 TV 스트리밍 서비스 제공사인 넷플릭스와 직접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지난 19일 넷플릭스는 “애플 동영상 서비스에 넷플릭스 콘텐츠를 공급할 계획이 없다”고 확실한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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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CEO.


◇유료 뉴스 콘텐츠 공급에 신용카드 시장 진출?

애플은 이번 스페셜 행사를 통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외에도 잡지나 신문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유료 뉴스 구독 서비스도 공개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행사에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애플은 올 봄 ‘애플페이’에 새 기능을 추가할 예정인데,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자체 신용카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애플과 골드만삭스가 카드 사용 수수료를 공유할 경우 2021년까지 연간 500억 달러의 서비스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사용자 수 늘리기 위한 애플의 고민?

앱스토어, 스트리밍 TV 서비스, 유료 구독 서비스, 애플 신용카드 등의 서비스가 전성기의 아이폰과 같은 수익을 제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소프트웨어 우선 전략의 핵심은 그것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수가 극대화 돼야 한다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 기반 기업들은 사용자 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내주는' 전략을 취한다. 안드로이드와 함께 성장하는 구글이 대표적인 예다.

쿡 CEO의 애플은 수익성 있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부문을 갖기를 원한다. 또한 이러한 서비스에 액세스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아이폰)의 가격을 높게 유지하는 정책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두 가지를 모두 다 이루기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애플은 이미 전 세계 14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사용자 수를 계속해서 유지하거나 더 증가시키기 위해 하드웨어 고가 정책에 어떤 변화를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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