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나흘간 대정부질문 '김빠진 사이다'…'사이다 총리'만 부각

댓글 8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野, 文정부 실정 나열 속 무딘 논쟁 반복

이낙연 총리 위세에 눌려 공격수도 당황

정경두 국방장관, 실언으로 해임안 자초

의원들 출석률부터 저조…휑한 본회의장

그나마 휴대전화 집중…독서, 수다 딴청도

뉴시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교육·사회·문화에 관한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2019.03.22. yesphoto@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올해 첫 국회의 대정부질문이 나흘에 걸쳐 진행됐지만 정국 주도권 싸움의 연장선상에서 여야의 날선 공방만 있었을 뿐 정부를 상대로 한 결정적 한 방이나 예리한 비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야권은 북핵 문제, 소득주도성장 정책, 미세먼지 사태 대응 등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정조준해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날카롭지 못한 무딘 공격으로 대부분 공허한 논쟁을 거듭했다. 여권은 야당에 불리한 특정 이슈를 집중적으로 문제 제기하며 정부의 실정을 덮는데 급급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별장 성접대 사건을 들어 공수처 설치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황교안 대표·곽상도 의원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김경수 경남지사와 관련된 드루킹 게이트 재수사를 촉구하는 것으로 맞섰다.

북미 정상회담, 한미동맹, 북한 비핵화 등의 현안에서도 날 선 공방이 오갔다. 한국당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점을 부각시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문제 삼아 "북한 위장 평화쇼" "종북 외교"로 폄하해 대정부 공세를 펼쳤다. 반면 정부·여당은 "난기류가 흐르는 북미 관계에서 문재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이에서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중재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을 놓고도 격돌했다. 야당은 일자리 문제와 소득 양극화 심화, 각종 악화된 경제지표가 최저임금 인상 등을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부작용으로 지적하고 "소득절망성장""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 시즌2" 등으로 조롱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반면 여당은 야당의 비판이 극단적이라며 정부에 보다 면밀한 분석과 보완책을 주문했다. 야권은 최근 기승을 부린 고농도 미세먼지 사태와 탈원전 정책 등에 대해서도 정부의 미흡한 대응을 집중 질타했다.

뉴시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67회국회(임시회) 제7차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이낙연 총리가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답변을 듣고 있다. 2019.03.21.since1999@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대정부질문이 열릴 때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야당 의원들의 '부름'을 자주 받았지만 정제된 언어와 낮은 목소리로 차분하게 반박하는 이 총리의 위세에 눌려 야당의 공격수들도 맥을 못 췄다. 대정부질문은 '김빠진 사이다'라는 평가를, 반면 이 총리는 '사이다 총리'로 각광받았다. 일례로 대여 공격수인 강효상 한국당 의원이 "고장 난 레코드 같은 답변을 그만하라"고 쏘아 붙이자 이 총리는 "고장 난 레코드를 여기 세운 이유는 무엇이냐"고 응수했다.

장관의 실언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서해 수호의 날'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천안함 피격을 포함해 그동안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남북 간 충돌들을 다 합쳐서 추모하는 날"이라고 답변을 했다가 "도발이냐 충돌이냐"는 백승주 한국당 의원의 물음에 "북한의 도발로 인한 충돌이 있었다"고 정정해 거센 비난을 받았다. 결국 한국당은 "직무를 수행하기에는 부적절한 인식과 국가안보 책무를 저버린 행위"라는 점을 들어 정 장관 해임건의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의원들의 출석률 자체가 저조했다. 대정부질문 시작 때는 100명 안팎의 의원들이 자리를 지켰지만 질의가 중반을 넘어서면 반토막 이하만 남기 일쑤였다. 끝까지 자리를 지킨 의원들도 경청보다는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보거나 본회의장에 두꺼운 책을 갖다놓고 독서를 즐겼다. 아예 의자를 뒤로 돌려 동료 의원들과 수다를 떠는 의원들도 있었다.

pjh@newsis.com

▶ 뉴시스 빅데이터 MSI 주가시세표 바로가기
▶ 뉴시스 SNS [페이스북] [트위터]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